"금리 상승, 필수 소비 많은 '고부채-저소득' 가구에 더 센 충격"

입력
2022.12.07 13:00
수정
2022.12.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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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소득은 재량 소비 줄이지만
저소득층은 필수 소비 감소 부담

6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 모습. 연합뉴스

6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 모습. 연합뉴스

소득이 적고 빚이 많은 가구일수록 금리상승기 소비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이 낸 '금리 상승 시 소비 감소의 이질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이 1%포인트 증가하면 '고부채-저소득' 가구의 소비는 0.47% 감소했다.

이는 전체 가구의 소비 감소폭(0.3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조건에서 고부채-중·고소득 가구의 소비 감소폭은 0.46%로 저소득 가구와 양적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실질적 충격은 소득에 따른 차이가 클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재량적 소비의 비중이 높아 이를 줄이는 것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을 흡수할 수 있지만, 저소득 가구는 상당 수준의 필수적 소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재량적 소비 비중은 52%인 반면, 저소득층은 36.8%에 불과했다. 저소득층의 필수적 소비 비중은 63.2%에 달했다.

부채가 많으면서도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가구도 원리금 상환 부담에 취약했다. DSR이 1%포인트 상승했을 때 이들의 소비 위축 정도는 평균을 웃도는 0.42%였다. 부채 수준을 감안하지 않았을 때는 DSR이 상승하면 중·고소득 가구가 소비를 훨씬 많이 줄였다. 연구팀은 "저소득층은 재량적 소비 비중이 낮아 추가 소비 감소가 어려운 반면, 중산층 이상은 소비 조정 여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가계의 금융 부담이 가중될 경우 소비 둔화가 소득별로 질적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해 정책을 설계해야 효과가 제고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가계부채를 중·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소비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시켜 경기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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