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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패배' 일본, 선수들이 즉석에서 순번 정했다

입력
2022.12.07 11:59
수정
2022.12.0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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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미리 정하지 않고 거수로 결정
실축한 1번 키커 "폐를 끼쳤다" 후회
전 J리거, "순번 미리 정했어야 했다"

5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의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한 미나미노 다쿠미가 두 손으로 얼굴을 묻고 괴로워하고 있다. 알와크라(카타르)=AF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의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한 미나미노 다쿠미가 두 손으로 얼굴을 묻고 괴로워하고 있다. 알와크라(카타르)=AFP 연합뉴스


일본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상 첫 8강 진출 문턱까지 갔다가 주저앉았다. 크로아티아와 맞붙은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으나 승부차기에서 고배를 마셨다. 일본 키커 4명 중 3명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일본 축구 대표팀이 승부차기 순번을 미리 정해두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선수들이 즉석에서 손을 들어 임의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승부차기 순번은 킥의 정확성, 선수 컨디션 등을 따져 감독이 미리 정해 두는 것이 보통이다.

7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한 미나미노 다쿠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어제는 내 인생 최악의 날이었다”면서 크로아티아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연장전이 끝난 뒤 승부차기 순서를 즉석에서 결정하기 위해 선수들이 모였다. 아무도 먼저 손을 들지 않았다. 승부차기 1번 키커는 압도적 부담감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나미노는 “5초 정도 침묵이 흐른 뒤 내가 손을 들었다”고 했다. 잘 찰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지만 실전은 달랐다. 그가 낮게 찬 공이 골키퍼에 가로막힌 이후 경기 흐름은 크로아티아로 기울었다. 2번, 4번 키커마저 득점하지 못하면서 승부가 나 버렸다. 미나미노는 “자신이 있어 손을 들었는데 팀에 폐를 끼쳤다”며 미안해했다.

5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의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미나미노 다쿠미의 킥을 크로아티아의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크가 막아내고 있다. 알와크라(카타르)=AF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의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미나미노 다쿠미의 킥을 크로아티아의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크가 막아내고 있다. 알와크라(카타르)=AFP 연합뉴스


전 일본 대표, "승부차기는 운이 아니다" 쓴소리

일본 대표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선수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덕장으로 알려져 있다. 승부차기 순서를 정해 두지 않고 선수들의 자율에 맡긴 것에도 그의 리더십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 한 골로 운명이 갈리는 토너먼트 경기에선 지나치게 위험한 선택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때 일본 대표팀에서 뛴 조 쇼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승부차기는 운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또 “‘1번은 누구? 2번은 누구?’ 하는 식으로 즉석에서 순서를 결정했다는데, 누가 잘 차는지 등을 고려해서 감독이 미리 고르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감독 "승부차기는 연습할수록 향상돼"

스페인팀 역시 승부차기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패한 스페인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6일 모로코와의 16강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승부차기 실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승부차기는 복권 같은 것이 아니다. 연습을 할 수록 승부차기 실력은 향상된다"면서 "선수들에게 승부차기 연습을 1,000번 이상 해 오라고 숙제를 냈다”고 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모로코전에서 1번부터 3번 키커까지 연달아 득점에 실패하면서 짐을 싸야 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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