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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교수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 필요하지만 '1월 말' 시점 정하는 건 잘못"

입력
2022.12.07 07:53
수정
2022.12.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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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특정 시점·조건 미리 정하면 운신의 폭 좁아져"
의료시설·대중교통 위주 '네거티브 규제' 주장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대전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여론에 불을 붙이고 한덕수 국무총리마저 '내년 1월 말'을 해제 조치 시점으로 언급했다. 이에 대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의 조정 필요성을 강조해 온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특정 시점과 조건을 못 박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지난 6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에 대해 "의무화 조정을 위한 전제조건은 분명히 있고, 그 조건을 충족해나가고 있다고도 생각한다"면서도 "방역정책에서 특정 시점을 이야기하면 시원해 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오히려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논란을 드리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에서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0월 초 방송에 출연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시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완전히 안정화하는 '내년 3월'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이 '1월 말'을 언급하면서 크게 앞당겨진 상황이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해 "과연 그렇다면 1월과 3월을 나누는 과학적인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비판도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면역 수준이 확보되더라도 12월이나 1월에 코로나19 새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등 돌발적인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특정 시점과 너무 자세한 조건을 정하는 것은 오히려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 논의가 중앙정부와 방역당국이 아닌 지자체에서 시작된 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정 교수는 "이런 논란이 방역정책을 조금 더 정치적인 이슈로 바라보게 하는 측면이 있고,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라는 것이 당장 벗거나 아니거나 둘 중에 하나만 결정해야 되는 것처럼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대전시가 '12월 15일까지 정부 차원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지 않으면 자체 행정명령을 발동해 시행하겠다'는 표현을 써서 공문을 발송한 것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촉박하게 시기를 정해두게 되면 의무화 조정 시 보완책이 필요할 텐데, 그 계획을 논의할 시간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반년, 시민들 자체 판단에 따라 잘 쓰고 계셔"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 강사로부터 올바른 마스크 쓰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 강사로부터 올바른 마스크 쓰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교수는 지난 9월에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점진적으로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왔다. 영유아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감염병 확산 방지 조치가 꼭 필요한 의료기관과 대중교통에서만 마스크를 쓰는 '네거티브 규제' 형태로 가져가면 영향이 최소화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무화가 해제된다고 해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거나 마스크를 당장 벗자라는 의미는 아니다. 의무화가 조정된 국가에서도 의료기관이나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가 의무화되거나 강력하게 권고가 되는 나라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아울러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거의 반년이 넘었지만 국민들이 판단에 따라서 마스크를 잘 쓰고 계신다"면서 "시민들의 의식이 굉장히 훌륭하기 때문에 (의무화 해제된다고 해서) 중증환자가 급증한다거나 아니면 유행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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