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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도덕 경찰' 없앤다더니…시위 무마 꼼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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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검찰총장의 ‘도덕 경찰’ 폐지 시사 발언이, 반정부 시위를 무마하기 위한 ‘꼼수’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란 정부가 도덕 경찰 폐지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 국영TV가 이를 공식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달래기 위해 도덕 경찰의 이름만 바꾸는 등 폐지 시늉을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 알아람TV는 “도덕 경찰이 폐지되는 건 사실이 아니다. 법무부는 경찰을 감독할 권한이 없다”고 보도했다. 전일 모하메드 자파르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이 한 종교 행사에서 “도덕 경찰은 사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폐지를 시사한 발언을 전면 부인하면서다.
도덕 경찰 폐지 가능성에 들떠 있던 이란 시위대는 낙담했다. 시위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 사건에서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정부가 유화책을 꺼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화책을 꺼냈다는 것은 정부의 시위 강경 진압 기조 역시 바뀌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란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국영TV가 이를 부인하면서, 도덕 경찰 폐지는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이에 대해 영국 스카이뉴스는 “당국이 양보를 암시하면서 눈앞의 소요 사태를 타개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도덕 경찰 폐지론을 내세워 시위 열기를 누그러뜨린 뒤 슬그머니 옛 체제를 유지하려는 꼼수였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이란 언론인 네가르 모르타자비도 CNN방송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히잡에 대한 엄격한 통제는 그대로 유지한 채 단순히 논란이 되는 ‘도덕 경찰’이라는 이름만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덕 경찰 폐지 백지화에 실망한 이란 시민들은 '경제 파업'으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란 시민들은 수도 테헤란, 카라지, 이스파한 등 40개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경제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파업은 사흘간 진행된다. 테헤란 중심에 위치한 대형 전통시장 그랜드바자르에서는 약 3분의 1에 달하는 상인들이 가게 문을 걸어 잠갔고, 트럭 운전사들은 운전대를 손에서 놨다. 소상공인과 화물 기사들이 ‘경제의 실핏줄’인 만큼, 먹고사는 문제를 고리로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과학기술대, 테헤란대, 카제 나시르 투시 공대 등 이란 주요 대학 재학생들도 “우리는 자유를 위해 함께 서있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수업 보이콧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도 파업에 동참하자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란과 냉전에 가까운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에서는 시위 탓에 장기적으로 이란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아미트 사르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군사연구 책임자는 현지 싱크탱크 포럼에서 “이란 시위가 사그라들더라도 (시위를 일으킨) 원인은 그대로 남을 것”이라며 “이란 정권은 앞으로 수년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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