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마스크해제 요구에 정기석 "백신 접종률 높이면 1월 말 가능"

입력
2022.12.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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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 강사로부터 올바른 마스크 쓰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 강사로부터 올바른 마스크 쓰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에서 제기된 '실내 마스크 해제' 요구에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과학에 근거한 결정은 아니다"라면서도 "내년 1월 말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날 대전시의 '내년 1월 실내 마스크 자율화 추진'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옳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내놓았지만 정치권 실내 마스크 해제 요구가 커지며 혼선을 막기 위해 검토시기를 안내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난법이 우선" 대전‧충남 마스크 해제 계획 일축

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 서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 서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정 원장은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전시가 밝힌 '1월 실내 마스크 해제 계획'을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자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지휘할 수 있다"며 실현 가능성을 일축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단독으로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재난법이 우선 적용되는 만큼 중대본이 가동되고 있는 상태에서는 중대본 수장이 지자체 재난대책본부를 지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원장은 "나중에 취소하라고 어필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가선 안 된다고 본다"고도 강조했다.

대전시는 지난달 30일 중대본에 공문을 보내 '12월 중 정부 차원의 결정이 없을 경우 내년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자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식당에 들어갈 때만 마스크를 쓰는 등 실내 착용 조치가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많은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지난 5일 충남도도 비슷한 입장을 밝히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적어도 내년 1월 말에는 의무 해제 검토가 아닌 시행을 전제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나서며 정치권 실내 마스크 해제 요구로 번졌다.

실내 마스크 해제 조건은 고위험군 백신접종률 50%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 원장은 권성동 의원의 말을 인용하며 "내년 1월 말 정도에 국민에게 자유를 드리겠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저는 내년 1월 말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명률이 50분의 1로 줄어든 상태라, 만 60세 이상 고위험군의 감염 상황만을 계산하면 1월 말 해제가 "지표상 불가능하지 않다"는 계산이다. 자신이 걸린지도 모르는 '조용한 감염'까지를 포함한 하루 확진자 수를 10만 명 이상(정부 통계는 하루 7만 명대)으로 가정해 1월 말까지 누적 감염으로 '자연 면역'을 갖춘 걸 가정할 때다. 1,300만의 고위험군이 개량 백신을 "최소한 절반 이상" 맞고, 70세 이상 고위험군 감염시 코로나19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전제조건도 있다. 정 원장은 "자연면역과 인공면역이 합쳐져 거의 대부분이 면역을 가지게 되는 때가 1월 말"이라고 강조했다.

전날까지 "신중해야 한다"고 말을 아낀 정 원장이 마스크 해제 시점을 밝힌 배경은 '당장은 안 된다'는 현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원장은 "26일까지는 당장 풀 수 없는 게 학생들 방학 전엔 풀면 안 된다. 학기 중 (예방수칙을) 풀면 환자가 엄청나게 는다는 건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독감이 초중등생들한테 1,000명당 40명 가까이 전후로 발생하고 있는데 코로나뿐만 아니라 독감 때문에라도 방학 전에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15일과 26일 실내마스크를 포함한 방역 정책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연다. 정 원장은 "2차 토론회까지 마무리하고 저희 자문위원회도 그 내용을 보고하면 이번 달 말까지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올 것이고 또 나와야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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