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브라질 벽은 높았다... 한국, 1-4로 패해 8강 좌절

입력
2022.12.06 06:17
수정
2022.12.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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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6일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전반을 마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손흥민이 6일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전반을 마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어게인 2002’는 없었다. 한국 축구가 세계 최강 브라질을 넘기엔 아직 힘에 부쳤다. 부상에서 돌아온 네이마르(파르 생제르맹)까지 출격한 브라질의 막강 화력에 한국은 전반에만 4골을 내주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을 마치고 76시간 만에 경기에 나서 체력 열세를 면치 못 했다. 한국은 교체 투입된 백승호(전북)의 중거리 골로 영패를 면한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오전 4시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대패했다.

조별리그 3경기를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풀타임 뛴 한국과 달리, 9명 가까운 주전들이 한 경기씩 휴식을 취한 브라질은 발 놀림부터가 달랐다. 한국 선수들은 정교한 패스와 개인기로 옥죄는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버텨내지 못했다.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역대 최다인 다섯 차례나 우승하고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1위(한국 28위)인 세계 최강이다. 한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브라질과 맞대결에서 1승 6패로 완전히 열세였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토트넘)과 조규성(전북)을 최전방에 세운 4-4-2 전형으로 나섰다.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에도 포르투갈과 3차전에 교체 투입돼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 이재성(마인츠)과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중원에서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정우영(알사드)이 호흡을 맞췄다. 수비 라인에는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김민재(나폴리) 김문환(전북)이 서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샤바브)가 꼈다.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포르투갈전에 결장했던 김민재는 다시 전열에 합류했다. 김영권은 100번째 A매치를 치러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브라질은 세르비아와 1차전에서 발목을 다쳐 조별리그 2, 3차전에 결장한 '슈퍼스타' 네이마르가 선발 출전했다. 하피냐(바르셀로나)와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 히샤를리송, 그리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했고, 네이마르가 카제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와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했다.

브라질은 킥오프 직후부터 한국을 강하게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점유율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서며 끊임없이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의 수비는 속수무책이었다. 중원을 든든히 지켜온 황인범과 정우영도 이날만큼은 힘을 쓰지 못했다. 브라질의 막강한 공격진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너무 빠른 시간에 골문이 열렸다. 전반 7분 오른쪽 측면에서 하피냐가 개인기를 앞세워 한국 수비수를 제친 뒤 땅볼로 크로스했고, 왼쪽에 있던 비니시우스가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4분 만에 또다시 추가골을 내줬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정우영이 공을 걷어내려던 과정에서 히샤를리송과 접촉이 있었고, 심판은 브라질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가 골키퍼 김승규를 속이며 오른발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전반 29분에는 히샤를리송이 마르키뉴스, 파케타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전반 36분에는 파케타가 발리슛으로 4점 차 리드를 잡았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한국은 후반전을 시작하며 김진수와 정우영을 빼고, 홍철(대구)과 손준호(산둥)를 투입하는 빠른 교체를 선택했다. 이어 후반 19분 황인범을 빼고 백승호(전북)를 넣었다.

하지만 한국은 브라질의 압박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2분과 후반 23분 손흥민이 골문 앞에서 몇 차례 시도했던 슛이 그나마 가장 위협적이었다.

벤투 감독은 결국 후반 29분 이재성을 빼고 이강인(마요르카)를 넣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강인은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교체 투입 1분만에 조규성의 만회골을 도우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강인 교체 후 곧바로 한국의 첫 골이 터졌다. 후반 31분 백승호가 프리킥 기회에서 상대를 맞고 흘러 나온 공을 아크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추격의 기회를 잡자 벤투 감독은 후반 35분 마지막 남은 교체 카드로 조규성을 빼고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투입하는데 썼지만 더이상의 골을 만들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까지 모든 힘을 쏟아낸 한국 선수들은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모두 두 손으로 무릎을 짚고 고개를 숙였다. 벤투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가 선수들을 격려했고, 경기장 한켠에 있는 ‘붉은 악마’와 교민들은 축구대표팀의 투혼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도하 =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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