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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시선으로 볼 때 우리가 숨쉬는 지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가 전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칼럼이다.
50년 만에 재가동된 달 탐사
체류, 화성탐사 전진기지 목표
한국 달 궤도선 다누리 역할 기대
50년 만에 사람이 다시 달에 간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의 이름을 딴 '아르테미스' 계획의 최종 목표는 2025년까지 인류를 달에 보내는 것이다. 이번에는 잠깐 있다 오는 것이 아니라, 달에 장기 체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재개된 아르테미스 계획의 1단계로 초대형 로켓 발사가 이루어졌다. 사람 대신 마네킹을 태운 우주발사체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이 11월 16일에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SLS에는 사람이 탈 수 있는 오리온 우주선이 실려 있다.
SLS와 오리온 우주선은 원래 2017년 발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산 부족, 기술적 문제,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16번이나 일정이 연기되면서 발사가 5년이나 늦어졌다. 이번 첫 비행은 로켓과 우주선, 지상국을 통합적으로 성능 시험하는 것이 목표다. 비행 중에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기록하기 위해 1,000개 이상의 센서를 탑재했다.
오리온 우주선에는 사람 대신 3개의 마네킹이 탑승했다. 캄포스라는 이름의 사령관 마네킹과 조하르, 헬가라는 이름의 여성 마네킹이다. 캄포스에는 우주복을 입혀 우주여행 중에 우주비행사가 느낄 진동, 중력, 방사선 등을 측정한다. 여성 마네킹에는 몸의 각 조직에 우주 방사선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 위한 센서 5,600개가 부착돼 있다. 방사선 피폭 결과 비교를 위해 한 마네킹에만 방사선 조끼를 입혔다. 여성의 몸은 방사선에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민감할 것이므로 다양한 신체 부위의 방사선 피폭에 의한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르테미스 2단계에서 실제로 사람을 우주선에 태우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기 위한 것이다.
오리온에는 각종 과학실험을 수행할 10대의 큐브샛도 실려 있다. 큐브샛은 각기 달 얼음 지도 작성, 우주 기상 관측, 우주 방사선 영향 측정, 소행성 탐사 등의 임무를 띠고 있다. 달 표면 충돌 실험을 할 오모테나시라는 이름의 일본의 초소형 위성도 있다. SLS는 2014년부터 개발이 착수돼 약 30조 원이 투입된 2단 우주로켓이다. 건물 32층 높이에 해당하는 총길이 98.1m의 SLS는 미국의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 아폴로 미션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우주로켓이다. 길이는 아폴로를 달에 보낸 약 111m 길이의 우주로켓 '새턴-Ⅴ'보다 짧지만 최대 추력은 15%나 더 크다. 스페이스엑스의 대형 로켓인 팰컨 헤비보다도 70%나 힘이 세다. 지구 저궤도에 143톤의 인공위성을 올릴 수 있어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로켓 중에서 추력이 가장 크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정은, 대형 로켓과 유인 우주선의 성능을 시험하는 1단계 무인 달 궤도선, 통신과 운항 시스템을 시험하는 2단계 유인 달 궤도선, 최종 3단계로 여성과 유색 인종을 포함한 4명의 인류가 달에 도착하는 착륙선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아르테미스 계획에는 유인 달 탐사뿐 아니라, 달 우주 정거장과 달 기지 구축, 달 정기 탑재체 서비스, 대형 로켓 개발, 유인 우주선 개발 등이 포함된다. 달 기지는 최종적으로 화성 탐사와 심우주 탐사의 전진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SLS에서 분리된 오리온은 11월 21일 달 상공 130㎞에서 달과 지구가 함께 찍힌 사진을 보내 왔다. SLS 로켓이 발사된 지 겨우 닷새 만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에는 미국, 영국,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등 21개국이 참여하고, 한국도 작년 5월 참여를 결정했다.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내년 1년 동안 만들게 될 달 전체 3차원 지도는 아르테미스 3호의 착륙지를 결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반세기 만에 달에 복귀하는 인류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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