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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 전용기 영화 소재 각광… 北 김정은 '참매 1호' 외면하기도[문지방]

입력
2022.12.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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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용기 시리즈 <하>
美 대통령 전용기, 아버지 부시부터 6명 탑승
2대 운영하면서 어디에 대통령 탔는지 숨겨
김정은, 북미정상회담에 전용기 대신 열차로
日 정부 전용기 우선권은 일왕>총리>왕세자

영화 '에어포스 원' 한국 개봉 포스터.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영화 '에어포스 원' 한국 개봉 포스터.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편집자주

광화'문'과 삼각'지'의 중구난'방' 뒷이야기. 딱딱한 외교안보 이슈의 문턱을 낮춰 풀어드립니다.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이 테러범에게 납치됐습니다. 측근들은 대통령을 강제로 1인승 탈출기에 밀어 넣지만 미군 특수부대 출신 대통령은 몰래 빠져나와 에어포스 원에 남습니다. 그러고는 테러리스트를 직접 제압합니다.’

놀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허구이기 때문이죠. 1997년 볼프강 페테르젠 감독ㆍ해리슨 포드 주연 미국 영화 ‘에어포스 원’의 줄거리입니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전면에 내세운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죠. 영화를 직접 본 적이 없더라도 ‘에어포스 원’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실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통령 전용기입니다. 영화가 나올 정도니까요. 현재 미국이 운용하고 있는 대통령 전용기는 2대입니다. 보잉사의 VC-25 기종으로, 보잉 737-200을 기반으로 제작했습니다. 1990년 2대 도입해 제41대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포함하면 탑승한 대통령만 6명째입니다.

미국은 대통령 전용기 2대를 운용하면서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 어떤 비행기에 대통령이 탑승했는지 알 수 없게 한다는 이야기죠.

5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위해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한 에어포스 원. AP 연합뉴스

5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위해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한 에어포스 원. AP 연합뉴스

미국 외에 우리에게 친숙한 전용기는 아마도 북한의 ‘참매 1호’일 겁니다. 참매는 북한의 국조(國鳥)로, 이른바 ‘최고 존엄’이 타는 항공기에 붙일 만한 이름입니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일류신 설계국이 제작한 IL-62M 기종입니다. 이 비행기를 개발한 것이 1974년인 점을 감안하면 꽤 구식 비행기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매 1호를 탑승한 모습은 여러 차례 매체에 보도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5월 중국 다롄으로 날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고, 같은 해 6월에도 1박 2일간의 중국 3차 방문 때 같은 기종을 이용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이 고소공포증으로 항공기 대신 열차를 주로 사용했던 것과 사뭇 다른 행보입니다.

하지만 참매 1호가 체면을 구긴 적도 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참매 1호를 타지 않았습니다. IL-62M 기종의 최대 항속거리가 9,200㎞인 점에 비춰 충분히 이용할 만했지만, 김 위원장은 중국국제항공의 평양발 베이징행 여객기를 타고 가다가 베이징에 들르지도 않고 싱가포르로 이동했습니다. 대신 북한 사절단이 참매 1호를 타고 싱가포르에 입성했죠. 참매 1호 성능상 싱가포르까지 충분히 날아갈 수 있다 해도 워낙 노후한 기종인 만큼 북한 최고 지도자의 신변 안전을 우려해 외면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습니다.

김정은 전용기 '참매 1호'와 호위하는 전투기. 조선중앙TV 뉴시스

김정은 전용기 '참매 1호'와 호위하는 전투기. 조선중앙TV 뉴시스

일본은 보잉 777-300ER 기종을 ‘일본국 정부 전용기’라는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도입한 기종으로 일본 정부가 소유하고 항공자위대가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이 전용기는 사용자가 특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총리실 예산으로 구입해 총리가 사용 최우선권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총리와 일왕의 일정이 겹칠 때에는 일왕이 사용 우선권을 가진다고 합니다. 대신 총리와 왕세자, 왕세제 등의 일정이 겹칠 때에는 총리가 우선입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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