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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원킬 황희찬, ‘알라얀의 기적’ 쐈다

입력
2022.12.0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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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전 후반 21분 교체 투입돼 결승골

황희찬이 3일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뒤 관중석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알라얀=연합뉴스

황희찬이 3일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뒤 관중석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알라얀=연합뉴스

'황소' 황희찬(울버햄튼)의 등장에 경기장 공기가 확 달라졌다. 1, 2차전을 쉰 아쉬움을 털어내려는 듯 투입 직후부터 매서운 질주를 선보이더니 결국 경기 종료 직전 직접 결승골을 뽑아내며 기적을 완성했다.

황희찬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에서 후반 21분 이재성(마인츠)를 대신해 교체 투입돼 한국의 16강을 이끌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얻은 햄스트링 부상 탓에 1, 2차전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운명의 3차전에 교체 출전 하자마자 언제 다쳤냐는 듯 제 실력을 발휘했다. 그리고는 후반 추가시간 1분 포르투갈 골 문에 극적인 역전 골을 꽂아 넣으며 드라마를 썼다.

황희찬은 이날 한국의 깜짝 카드였다. 가나와의 2차전에서 퇴장 당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 관중석에서 지시한 이날 경기에서 황희찬의 등장을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그러나 코치진은 1-1 무승부 상황에서 '확실한 한 방'을 위한 카드로 황희찬을 택했다.

카타르 무대를 누비고 싶었던 황소는 고삐 풀린 듯 경기장을 마음껏 휘저었다. 투입되자마자 상대 진영 좌중간부터 중앙으로 공을 몰고 들어간 뒤 손흥민(토트넘)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고, 직후에도 왼쪽에서 상대 수비를 압박해 실수를 유도해냈다. 황희찬의 압박으로 우왕좌왕 하던 포르투갈 수비진이 놓친 공을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차지해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을 때리며 상대를 위협했다.

꽉 막혔던 한국 공격이 살아나자, 포르투갈 수비진은 당황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접어든 순간 황희찬에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포르투갈의 코너킥을 한국 수비진이 막아낸 뒤 펼쳐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빠르게 돌파한 뒤 상대 선수 가랑이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넣었다. 상대 수비라인을 완벽히 허물고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공을 이어받은 황희찬은 지체 없이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황희찬은 유니폼 상의를 벗는 화끈한 세리머니로 포효했다. 그간의 설움을 완전히 떨쳐낸 순간이다. 지난달 초 소속팀 경기 도중 왼쪽 햄스트링을 다친 그는 대표팀 소집 뒤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자신의 첫 월드컵이던 2018 러시아 대회 때는 풀타임 소화한 스웨덴, 멕시코와 1, 2차전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고, '카잔의 기적'으로 불린 독일과의 3차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됐다가 23분 만에 다시 교체 아웃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황희찬의 질주는 이제 시작이다. 이번 대회 첫 출전에 당당히 결승골을 뽑아낸 황희찬의 발은 이제 8강 무대를 겨냥한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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