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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찰스 '부부 전쟁' 어땠길래… 촘촘 재구성한 영국왕실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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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결혼을 했다. 스캔들이 있었고, 떠들썩하게 이혼을 했다. 동화처럼 시작한 관계는 비극으로 끝났다. 영국 전 왕세자 찰스(현재 찰스 3세)와 왕세자빈 다이애나의 파경은 30년 가까이 지났어도 세인들의 입에 오른다. 그들은 어떻게 갈라서게 됐을까.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1926~2022)는 어떤 식으로 아들과 며느리의 대립을 다뤘을까. 넷플릭스 드라마 ‘크라운’ 시즌5는 1990년대 영국 왕실 안팎을 들여다보며 세기의 부부 갈등을 촘촘히 재구성해낸다.
2016년 첫선을 보인 ‘크라운’은 엘리자베스 2세를 중심에 두고 현대사의 격류에 휘말린 영국 사회를 보여줘 왔다. 2차 세계대전 후 대영제국을 구성했던 식민지들이 독립하고 영국의 국력이 급격히 기우는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일들이 왕실 사연 사이사이 끼어들었다. 윈스턴 처칠(1874~1965)로 시작해 마거릿 대처(1925~2013)에 이르는 총리 8명과 여왕과의 관계가 수시로 등장하기도 했다. 요컨대 ‘크라운’ 시즌1~4는 영국 현대사를 압축한다.
시즌5는 사뭇 다르다. 왕실과 총리가 협력하거나 대립하는 내용은 대거 줄었다. 1990년대 국제 질서와 영국 사회상이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되기도 한다. 대신 드라마는 ‘세 사람이 있었던 결혼’이 파경에 이르는 과정에 집중한다.
90년대 들어 찰스(도미닉 웨스트)는 중년에 이른다. 왕성하게 뭔가를 해보고 싶다. 하지만 그는 왕세자라는 제약을 넘어설 수 없다.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이멜다 스탠턴)는 정정하게 왕위를 지키고 있다. 다이애나(엘리자베스 더비키)와는 쇼윈도 부부다. 찰스는 결혼 전부터 관계를 맺어온 커밀라(올리비아 윌리엄스)를 탈출구로 여긴다.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부부 관계는 찰스와 커밀라의 통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최악의 상태로 치닫는다. 찰스와 다이애나는 별거에 들어간다. 찰스는 반전이 필요하다. 언론 인터뷰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다이애나는 반격에 나서려 한다. 언론은 둘의 처지를 악용하려 한다. 존 메이저(조니 리 밀러) 총리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왕세자는 왕세자빈이 자신의 최고 자산인지를 모른다.”
드라마는 왕좌에 오르고 싶어 몸이 달은 찰스, 사랑을 갈구하는 다이애나의 모습을 교차시킨다. 세상 사람 누구나 다 아는 파국은 섬세한 재현으로 화면에 복원된다. 다이애나가 알파예드 가문과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이 소개되기도 한다.
드라마는 여왕이 왕실 요트 ‘브리타니아’를 진수하는 모습에서 시작해 브리타니아가 퇴역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여왕 재위 40여 년 사이 왕실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바뀌었고, 세계 속 영국의 위상은 예전만도 못하다. 브리타니아는 여러모로 상징적이다.
시즌1부터 보지 않았어도 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다. 여전히 고급스럽고 품격 있는 서술로 왕실의 실체를 까발린다. 시즌4와 달리 주요 배우들이 모두 바뀌었다. 스탠턴은 노년이 돼 좀 더 완고해진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하기에 제격이다. 영국 왕실이 이전 시즌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불편한 입장을 밝혔으나 이번에도 왕실의 반론을 담지 않았다. 찰스가 존 메이저(조니 리 밀러) 총리를 만나 여왕 퇴위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으나 메이저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71%, 시청자 86%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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