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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E조 최종전에… '여성 심판 트리오' 뜬다

입력
2022.11.30 16:58
수정
2022.11.30 20: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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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독일전 주·부심 3명 모두 여성
프라파르 휘슬, 백·디아스는 부심 깃발
같은 날 일본·르완다 여성 심판도 대기심 배정


스테파니 프라파르 심판이 23일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폴란드와 멕시코의 C조 1차전에서 멕시코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도하=신화 연합뉴스

스테파니 프라파르 심판이 23일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폴란드와 멕시코의 C조 1차전에서 멕시코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도하=신화 연합뉴스


12월 2일(한국시간) 열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코스타리카-독일전은 여성 심판 트리오(주심 1명과 부심 2명이 이룬 조)가 출격한다. 여성 심판들이 남성 월드컵 무대에서 휘슬을 불고, 부심기를 잡고 나서는 것은 92년 월드컵 역사상 처음이다. 더욱이 ‘죽음의 조’에 소속된 두 팀의 16강 진출 운명을 가를 3차전 경기라 이들의 판정에도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스테파니 프라파르(39·프랑스) 심판을 카타르 알 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코스타리카-독일전 주심으로 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와 함께 중남미 대륙 출신인 네우자 백(38·브라질), 카렌 디아스(38·멕시코)가 부심을 맡게 됐다. 온전히 여성 심판들의 판정으로 월드컵 주요 경기가 치러지는 역사적인 날이 된다.

앞서 FIFA는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여성 심판을 대기심 자리에만 배정했다. 대기심은 주심이 사고를 당했을 상황에 대비하는 예비 주심이다. 프라파르가 폴란드와 멕시코의 C조 1차전에 가장 먼저 배정됐고, 이후 칼리마 무칸상가(34·르완다)가 D조 1차전(프랑스-호주), 야마시타 요시미(36·일본)가 F조 1차전(벨기에-캐나다)에 대기심으로 배정된 바 있다.

대기심 자리에만 여성 심판을 배정해오던 FIFA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야 이들에게 필드를 누빌 기회를 부여했다. 이번 대회에서 뛰게 된 129명의 심판 가운데 여성 비중은 4.7%(6명)고, 주심만 놓고 봤을 땐 36명 중 3명(8.3%)이다. FIFA가 모든 심판을 고르게 배정한다면, 12경기당 1번은 여성 주심이 배정될 수 있었기에 다소 늦은 감은 있다.

사상 첫 남성 월드컵 주심으로 뛰게 될 프라파르 심판은 이전에도 '최초'의 기록들을 여러 차례 남겼다. 2009년 FIFA 국제심판 자격증을 딴 그는 2019년 여성 최초로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심판이 됐고, 2020년 12월에도 여성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 주심을 꿰찼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G조 2차전 네덜란드-라트비아전 주심도 맡아 최초의 월드컵 예선 여성 주심으로서 본선 준비를 마쳤다. 웬만한 남성 국제심판들보다 체력과 판단력 등 소양을 잘 갖췄다는 얘기다. 같은 날 열리는 캐나다-모로코의 F조 3차전에는 야마시타 심판, 일본-스페인 E조 3차전에는 무칸상가 심판이 각각 대기심으로 배정됐다. 12월 2일은 ‘여성 심판의 날’이 되는 셈이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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