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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 440여 곳 올 스톱... "일용직 매일 허탕, 입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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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공사가 중단된 건설 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공사 지연으로 아파트 준공이 늦어지면 건설사는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레고랜드 사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리스크'가 커진 데 이어 공사 중단 사태까지 겹치자 건설업계는 초비상이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사가 아예 중단된 현장은 440여 곳으로 파악된다. 이틀 전(250여 곳)보다 76% 급증했다. 파업으로 레미콘(콘크리트) 공급이 끊긴 탓이다. 철근과 콘크리트로 건물 뼈대를 세우는 골조 공사는 아파트 공사 전체 공기의 50%가량을 차지할 만큼 핵심 공정이다.
특히 콘크리트를 붓는 타설 작업은 공정 특성상 목표한 콘크리트 물량을 모두 부어야 작업이 끝난다. 콘크리트가 모자란다고 나중에 다시 붓는 식으로 공사를 이어갈 수 없다. 지금처럼 레미콘 공급이 끊기면 골조 공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골조 공사를 통해 층을 쌓고 콘크리트가 굳으면 전기 작업 같은 후속 공정을 진행하는 방식이라 골조 공사가 멈추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단일 단지로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은 '셧다운(공사 중단)' 초읽기에 들어갔다. 총 85개 동으로 구성된 이 단지는 4개 건설사가 나눠 짓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전체 단지의 절반 가까이가 골조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레미콘 타설 대신 현재 진행 중인 형틀 작업 같은 대체 공정은 이틀 치 일감에 불과해 당장 1일부터 상당수 근로자가 현장에서 빠져야 한다. 현장 관계자는 "다음 주엔 전체 근로자의 3분의 2 가까이가 현장에서 빠진다"며 "이런 추세면 곧 현장이 아예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 용인시의 A토목공사 현장은 현재 관리직 직원을 제외한 일반 기술직 일용직 100여 명을 철수시켰다. 건설사 관계자는 "타설 작업이 막히면 다음 공정 진행이 안 돼 기술직 인력을 배치할 이유가 없다"며 "공사도 급하지만 당장 수익이 크게 줄어든 일용직 직원들이 상당히 안타깝다"고 했다.
건설사들은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본다. 분양 경기가 꺼지면서 PF를 통한 자금 조달은 물론 미분양 급증으로 대금 회수에 비상이 걸린 상황인데, 공사 중단으로 입주까지 늦어지면 입주민에게 막대한 보상금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분양에 공사 중단까지 겹친 단지는 자금시장에서 사실상 'PF 차환(기존 어음 상환)'이 어려워져 상당한 자금난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가 당장 파업을 풀어도 레미콘 공급 정상화에 최소 1~2주일가량 걸린다. 파업이 다음 주까지 이어지면 아파트 준공 역시 최대 두 달씩 미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건설사 임원은 "둔촌주공 조합도 화물연대 파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입주 예정일을 2025년 1월로 공지했는데 이번 사태로 변수가 생겼다"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더 서둘러 공사해야 하는 상황이라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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