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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체 구성... 정부는 신뢰회복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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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협의회를 만든다. 유가족 65명으로 구성된 ‘10ㆍ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가칭) 준비모임은 28일 성명을 통해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협의회를 만든다고 밝혔다. 참사 희생자(159명) 3분의 1을 넘는 숫자다. 앞서 22일 희생자 유족들이 참사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철저한 책임 규명 등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지만 정부의 소극적 태도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이다.
정부가 유가족들 사이의 소통을 통제하려는, 의심을 살 만한 행보를 보이는 게 문제다. 행정안전부는 유가족협의회 구성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장소, 협의회 구성에 대한 일방적인 질의와 통보로 유가족들의 반발을 샀다. 또한 행안부가 지난달 서울시로부터 유가족 명단을 받았음에도, 이상민 장관은 국회에 나와 “유가족 명단을 모른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유족 간 연락처가 공유되지 않게 하라는 교육을 받은 공무원도 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지난 22일 유가족 34명의 공동 기자회견 이후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그분들 의견이 유가족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유가족 갈라치기로 정권 책임을 묻는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의도가 아니었기를 바란다.
참사 한 달이 지나도록 대통령과 여당은 참사 책임자인 행안부 장관을 감싸고 있고 경찰 수사는 중하위직 공무원들에 집중돼 있다. 이처럼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는듯한 정권의 태도에 유가족들의 아픔이 덧나고 있다. 참사 직후 불쑥 보상금 액수를 밝히고 국가 배상 이야기부터 꺼낸 일도 무신경했다. 유가족을 마치 금전적 보상이나 원하는 집단이라는 인상을 줘 2차 가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유가족협의회가 만들어지는 만큼 정부는 열린 자세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신뢰를 쌓는 일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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