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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앙숙의 '축구 전쟁'…이란-미국 얄궂은 맞대결

입력
2022.11.28 15:40
수정
2022.11.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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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조 최종전 맞대결…서로를 넘어야 16강
같은 시간엔 잉글랜드-웨일스 '영국 더비'

25일 카타르 알라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웨일스와 카타르의 경기에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이란 선수들은 21일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는 자국에서 일어난 '히잡 의문사'와 관련된 반정부 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 알라얀=로이터 연합뉴스

25일 카타르 알라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웨일스와 카타르의 경기에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이란 선수들은 21일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는 자국에서 일어난 '히잡 의문사'와 관련된 반정부 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 알라얀=로이터 연합뉴스


국제적 앙숙 관계로 꼽히는 이란과 미국이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에서 16강 진출 티켓을 놓고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벌인다. 이란은 1승 1패(승점 3)로 조 2위, 미국은 2무(승점 2)로 3위에 올라 있어 반드시 서로를 넘어야만 16강을 내다볼 수 있는 운명이다.

이란과 미국은 30일(한국시간)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이날 경기를 이겨 놓고 같은 시간 열리는 잉글랜드(1승 1무)와 웨일스(1무 1패)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두 나라 모두 이 경기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고, 반대로 패하면 탈락이다. 비길 경우 승점이 높은 이란이 조금 더 유리하다.

두 나라는 축구 이외에 정치적으로 앙숙 관계를 이어온 사이라는 점에서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끈다. 주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 사태와 이란 핵 문제, 미국의 드론 공격 등에 따른 군사적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특히 이란은 이번 대회 전후로도 정치적 영향을 크게 받은 나라다. 대회 개막에 앞서 이란 내 여성 인권이나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등의 이유로 '이란을 이번 월드컵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국제 여론이 일었다.

지난 9월에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됐다가 숨진 사건 때문에 이란 내 반정부 시위도 거센 상태다. 실제 이란 선수들은 잉글랜드와 1차전 경기 시작 전에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으며 반정부 시위대에 연대 의사를 나타냈고, 웨일스와 2차전 때는 경기장 밖에서 이란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대표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란 국기가 변형돼 게시되면서 갈등이 커졌다. 이란이 되레 미국을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란과 미국은 지금까지 두 차례 만나 이란이 1승 1무로 우위를 보인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란이 2-1로 이겼고, 2000년 친선 경기는 1-1로 비겼다. 미국은 라이베리아 대통령 조지 웨아의 아들이자 이번 대회 팀 내 유일한 득점자인 티모시 웨아(릴)의 발에 기대를 걸고 있고, 이란은 2골의 메디 타레미(포르투)를 믿는다.

같은 시간 영연방 소속인 잉글랜드와 웨일스가 맞대결을 펼치는 점도 흥미롭다. 조 선두 잉글랜드(승점 4)는 승리하면 16강 자력 진출에 성공할 수 있고, 웨일스(승점 1)는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만 가능성이 생긴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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