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엔 보기 싫은 사람도 불러야... 尹 끼리끼리 정치만"

입력
2022.11.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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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한남동 관저서 여당 의원들 잇따라 만찬
박용진 "정치적 반대파 불러야 진짜 관저 정치" 직격
우상호 "윤핵관 따로 만찬, 당권 영향력 행사 목적도"

지난달 25일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퇴장하며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지난달 25일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퇴장하며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여당 의원들을 잇달아 불러 만찬을 가진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 "끼리끼리 정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전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의원들만 따로 먼저 부른 것을 두고 당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부적절한 정치 개입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저녁 한남동 관저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이에 앞서 윤핵관으로 불렸던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의원 부부를 초청해 만찬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8일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관저 정치가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자기 친한 사람들만 불러다가 밥 먹는 거면 그게 끼리끼리 정치지, 그게 무슨 관저 정치냐"며 "동네 계모임 회장도 그렇게는 안 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관저에는 정치적 반대파들, 그리고 자신의 라이벌들 이런 분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정말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을 자기 집으로 모시고 같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게 정치"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지 않는 이유로 '사법리스크'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박 의원은 "경제 앞에서 여야가 없다고 얘기하신 분이 윤석열 대통령 아닌가. 그런데 사법적 기준, 법률적 예단으로 야당 대표를 안 만나겠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거대야당을 무시하는 것, 국회의 협력도 필요 없다는 이야기"라고 발끈했다.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특검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해 불참했다. 뉴스1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특검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해 불참했다. 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에 앞서, 윤핵관 의원들만 따로 먼저 만난 것을 두고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출신의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 내 정치공학에 개입하고자 (윤 대통령 측에서 친윤과의 만찬을)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라며 "한마디로 윤 대통령이 자기가 불편한 당대표가 되는 것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당내 널리 퍼뜨려서 영향을 주려는 목적"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윤 대통령이 차기 당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주장이다.

정당 민주주의를 퇴색시키려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과거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 등 3김(金) 정치 시절엔 대통령이 당의 총재를 겸했지만, 이후 당청분리가 자리 잡았는데 윤 대통령이 정치문화를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우 의원은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는) 그런 행위가 적절치 않기 때문에 금기시화했고, 대통령이 여당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는 게 사라진 지 십수년이 됐는데, 윤 대통령은 과거에 없어졌던 나쁜 관행을 자꾸 되살리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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