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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로 남은 죽음의 진실

입력
2022.11.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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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내털리 우드

41년 전 오늘 미국 배우 내털리 우드가 숨졌다. 재수사에 나선 LA경찰은 지난 5월 그의 사인을 '단순 익사'에서 '미제 사건'으로 재분류했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41년 전 오늘 미국 배우 내털리 우드가 숨졌다. 재수사에 나선 LA경찰은 지난 5월 그의 사인을 '단순 익사'에서 '미제 사건'으로 재분류했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미국 배우 내털리 우드(Natalie Wood)가 1981년 11월 29일 밤 숨졌다. 남편인 배우 로버트 와그너, 지인 크리스토퍼 월킨과 함께 캘리포니아 캐틀리나 섬 인근 요트에서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내다 익사한 거였다. 다음 날 아침 발견된 시신에서 경미한 찰과상과 타박상이 발견됐지만, 당시 검시관은 술 취한 상태에서 구명보트에 타려다 물에 빠지면서 생긴 상처로 판단, 단순 익사로 사건을 종결했다.

만 8세에 ‘34번가의 기적’에 출연하면서 아역배우로 데뷔한 우드는 성인 배우로도 큰 인기를 끌며 제임스 딘과 열연한 ‘이유 없는 반항'(1955), 워런 비티와 함께 한 ‘초원의 빛’(61) 등으로 여러 차례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르고 골든글로브를 3차례 수상했다.

유족과 지인들, 전기작가 등이 남편 와그너를 의심하며 여러 차례 의혹을 제기했다. 동생인 배우 래너는 밤 바다를 두려워한 우드가 혼자 구명보트를 타려 했다는 점을 납득하지 못했다. 1957년 결혼해 1962년 이혼했다가 이후 1972년 재혼한 와그너와의 관계가 썩 원만치 않았고, 당시 월킨은 우드와 확인되지 않은 염문이 있던 남자였다.

LA경찰은 사건 30년 만인 2011년 재수사에 착수했다. 새로운 증언들, 특히 당시 요트 선장의 증언이 주목받았다. 당일 밤 술자리에서 와그너와 월킨이 말다툼을 벌이자 화가 난 우드가 혼자 선실로 돌아갔고, 와그너가 뒤따라간 뒤 다투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얼마 뒤 와그너가 땀을 흘리며 머리가 헝클어진 채 되돌아왔다는 것. 술자리가 파한 뒤 선실로 되돌아간 와그너가 아내의 실종 사실을 알리면서도 수색과 실종신고에는 미온적이었다는 거였다. 부검자료를 재검토한 법의학팀은 우드의 사인을 '익사 또는 다른 불명의 이유’로 변경했다. 와그너는 “우드의 비극적인 죽음을 이용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작”이라고 반박했다.

LA경찰은 지난 5월 ’용의자’ 와그너의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사고를 미제사건으로 재분류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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