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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행복과 우체국의 공적 역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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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22 세계행복보고서(2022 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146개국 중 59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2위에 비하면 소폭 올랐지만, 2019년 54위와 비교하면 행복지수는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국민의 행복 체감도 중 사회의 도움 정도는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신이 곤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줄 친지나 친구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긍정적 응답을 한 비율은 세계 85위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과거에 비해 소통이 단절된 탓도 있지만, 정부 지원이 촘촘하지 못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 감염병 확산 등 국가재난사태에서 정부기관인 우체국에도 사회안전망 등 공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2018년 라돈침대 수거, 2020년 방역마스크 공급 등 우체국이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한 게 대표적 공적 역할이다. 최근에는 지자체와 손잡고 찾아가는 복지·행정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집배원은 복지사업 안내 정보를 담은 등기우편물을 전달하면서 복지 사각지대 의심 가구의 생활·건강·안전상태 등을 파악한다. 쓰레기나 술병이 쌓여 있거나, 악취가 나지 않는지 등 주변상태는 물론 생활에 어려움이 없는지, 식사는 잘하는지 등 생활상태를 확인해 지자체에 전달한다. 지자체는 이를 검토해 위기 가구 방문, 상담 및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연계·제공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를 시작으로 전남 영광군, 강원 삼척시, 서울 종로구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집배원을 '명예사회복지사'로 임명하기도 하는데, 공적 역할의 체감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소외계층이 증가함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보편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체국으로 협업의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은행의 비대면 업무 확대와 점포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국내 은행의 점포는 311개 줄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3개, 57개 축소에 그쳤지만, 2020년 304개에 달하는 등 감소추세가 확대되고 있다. 금융위와 은행권, 우체국이 손을 맞잡고 연내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창구망 제휴를 진행하는 것도 정부가 공적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다.
행복 연구에 평생을 바친 런던정치경제대학 명예교수인 리처드 레이어드는 '행복의 함정'에서 정부 목표는 단연코 국민 행복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과 정부가 도덕심을 바탕으로 불행을 거르는 촘촘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모든 인간관계에 소통과 공존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 구성원들이 신뢰·협력하고 어려울 때 돕고 베푸는 사회를 만들어야 국민 행복을 이룰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공적 역할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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