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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대표, 윤 대통령에 "재생에너지 목표 역주행ᆢ경제 잠재력 저해" 항의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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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RE100 캠페인을 주관하는 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이 대표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목표 후퇴를 강력히 항의하는 서한을 보냈다. RE100 캠페인에 동참한 국내외 기업들을 대변해 서한을 보냈음을 분명히 함으로써, 사실상 기업들이 정부의 재생에너지 축소 정책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냈다.
클라이밋그룹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25일 오후(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서한은 마이크 피어스 RE100 임시대표 겸 클라이밋그룹 시스템전환 이사 명의로 돼 있다.
피어스 RE100 대표는 서한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21.6%로 감축한 것은 상당한 역주행이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긴급하고 단호하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경제적 잠재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공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초안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가 지난해 확정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상의 비중(30.2%)보다 크게 줄어들자 이를 경고한 것이다.
RE100은 기업의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자는 캠페인으로 구글, 애플을 비롯한 390개의 글로벌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국내서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28개 기업이 가입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약속했다.
서한은 한국 정부 초안에 담긴 재생에너지 목표가 RE100 기업들의 친환경 전력 조달을 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주요 기업 28곳이 RE100의 회원이며 이들이 한 해 사용하는 전기는 77TWh로 국내 전력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한국은 우리 회원국들 사이에서 재생에너지 조달이 가장 어려운 국가 중 하나로 꼽히고, 회원사들은 현재 필요한 재생에너지의 2% 남짓만 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RE100에 가입한 해외 기업들 중 52곳이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어 재생에너지 수요가 예상보다 더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클라이밋그룹은 28일 열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0차 전기본 공청회를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전기본 초안에 대한 의견이 수렴되면,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과정을 거쳐 올해 말 산업부 전력정책 심의회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초안에 따르면, 2030년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는 21.6%이다. 석탄(19.7%), 액화천연가스(LNG·22.9%) 등 화석연료에 비해 비중이 훨씬 낮다. 정부는 원전을 무탄소 전원으로 내세우며 비중을 확대(32.4%)했지만 RE100 측은 재생에너지만을 탄소중립 전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원전 건설에 평균 14년이 걸리는데 이는 기후위기 대응에는 너무 늦다는 이유에서다.
서한은 또한 정부가 지난 3일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RPS) 비율을 낮추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도 “증가하는 재생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RPS는 발전공기업 등 대규모 발전사업자가 총발전량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게 한 제도다.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거나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하도록 유도해 재생에너지 시장을 성장시킨다는 취지다. 기존 제도상 의무공급비율은 올해 12.5%에서 2026년 25%로 확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부터 RPS 비율을 하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제도 자체를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일보 기후대응팀이 서한의 취지를 묻자 마이크 피어스 대표는 “윤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상당한 재생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만큼 야심찬 목표를 세우도록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 정책을 세워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100 측은 지난 9월에도 샘 키민스 당시 RE100 대표 겸 클라이밋그룹 에너지이사의 명의로 한국일보에 서한을 보내 산업부의 전기본 실무안에 대한 우려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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