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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힘입어 월드컵 최대 변수로... '오프사이드' 위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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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사이드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전례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도화된 기술에 힘입어 '가혹하다시피' 정확해진 판정이 경기 최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심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경기 흐름과 재미에 긍정적인 요소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포츠연구소,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와 함께 3년간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을 개발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SAOT는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정확도는 물론이고 판독 속도 측면에서도 VAR보다 우월하다.
SAOT의 존재감은 에콰도르와 카타르가 맞붙은 개막전에서부터 심상치 않았다. 전반 3분 만에 에네르 발렌시아(에콰도르)가 헤딩으로 골망을 갈랐지만, 세리머니까지 끝난 뒤 판정이 뒤집혔다. 전광판에 뜬 3차원 그래픽은 프리킥 순간 에콰도르 공격수의 왼발이 카타르 최후방 수비수보다 골문에 가깝게 놓여 있던 장면을 그대로 구현해 보여줬다. 심판들이 잡아내지 못한 오프사이드를 SAOT가 포착한 것이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의 발목을 잡은 것도 SAOT였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도 "빡빡하다"고 할 만큼 칼같은 판정이었다. 22일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경기 내내 치밀한 오프사이드 트랩 전술을 구사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이날 총 10번의 오프사이드를 쏟아냈고, 그중 3번은 노 골 판정을 받았다. 특히 두 번째 노 골의 경우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어깨 봉제선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수 오른발보다 미세하게 앞으로 나온 것을 SAOT가 잡아냈다. 이 골이 인정됐다면 아르헨티나는 2-0으로 앞서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프사이드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건 축구 역사의 오랜 과제였다. AI 기술까지 융합해 과제는 달성됐지만, 막상 종이 한 장 차이도 잡아내는 엄격함에 일각에선 스포츠의 '인간미'를 우려하는 반응도 나온다. SBS 해설위원을 맡은 이승우(24·수원FC)는 "정확한 부분 때문에 좋긴 하지만 옛날 감성이 없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육안으로는 도저히 식별할 수 없는 오프사이드 판정이 규칙 취지에 맞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심판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여전히 판정을 내리는 최종 주체는 주심이라는 점에서 심판의 권위를 보호하는 기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프사이드 규칙이 존재하는 이상, 발전된 기술로 오심을 줄이는 것이 스포츠 정의에 부합하다는 의견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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