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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마스크 안 썼네?"...월드컵 보다가 '현타' 온 중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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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로 생중계되고 있는 '카타르 월드컵'이 중국인들에게 의외의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화면 속 관중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축제를 만끽하고 있는 데 반해 봉쇄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자신들의 처지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어서다. 지난 3년간 중국에서 이어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회의감도 증폭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코로나19와 더불어 살고 있는 관중들의 모습이 중국에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세계적 SNS와 주요 언론사 웹사이트가 차단된 탓에 위드 코로나 사회로 진입한 각국의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와중에 나라 밖 위드 코로나 상황이 월드컵 중계를 통해 중국에도 퍼지자, 그렇지 않아도 '봉쇄 방역'에 지친 중국인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월드컵 중계 화면을 본 뒤 충격을 받은 네티즌들의 글들이 넘쳐난다. 후베이성의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 "카타르에는 현명한 지도자가 있어 국민들도 행복하다"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는 중국 지도부를 비판했다. 산시성의 네티즌은 "(중국에) 실망했다"고 썼고, 중국의 카카오톡 격인 웨이신에서는 "정말 중국과 카타르가 같은 행성에 있는가"를 묻는 게시물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당국의 검열로 삭제됐다.
홍콩 봉황망은 23일 월드컵을 치르고 있는 카타르의 방역 정책을 집중 조명한 보도를 내고 "이번 월드컵 개막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7만 명의 현장 인원 가운데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높은 백신 접종률(96%)과 고도로 발달한 경제 수준,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낮은 점이 노마스크 월드컵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카타르가 틀렸고 중국이 옳다"며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정책을 옹호하는 의견도 여전하다. 한 네티즌은 "이번 월드컵이 끝나고 나면 세계 인구는 14억(중국의 인구)만 남아 있을 것"이라고도 비꼬았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3일 중국 신규 확진자는 2만9,754명으로 지난 4월 기록한 최고치 2만8,973명을 넘어섰다. 광둥성이 8,054명으로 확산세가 두드러졌고, 수도 베이징도 1,611명의 확진자를 기록,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완화되는 듯했던 방역 수위도 다시 상승 중이다.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광둥성 광저우와 충칭은 사실상 도시 전체가 봉쇄됐으며 랴오닝성 선양도 대부분의 공공시설이 문을 닫는 셧다운에 돌입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동(棟)만 봉쇄했던 베이징도 24일부터 다시 아파트 단지 전체를 봉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는 식료품을 사재기하려는 주민들이 마트 밖까지 줄을 서는 풍경이 베이징 곳곳에서 목격됐다.
거듭되는 봉쇄에 중국 경제 회복은 더욱 느려질 것이란 우려는 커진다. 왕이밍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주석은 23일 홍콩통화금융연구소가 주최한 한 행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을 지적하며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가능한 한 서둘러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 정책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수십 년간 이어온 경제 발전 흐름이 끊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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