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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현재에 회복의 열망과 실험 정신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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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린이· 청소년 부문 출판에선 현실의 답답함과 미래에 대한 염려와 불안을 다루는 작품들이 많았다. 불안은 회복을 열망하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나인’은 식물과 함께 하며 이 세계의 회생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깊은 밤 필통 안에서2:까만 연필의 정체’는 1편보다 더 좋은 2편이란 찬사를 받았다. ‘두더지의 여름’은 한국에서도 ‘롱런’하는 시리즈 캐릭터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록으로서의 그림책이라는 의미를 갖는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도 호평받았다. 그로테스크한 작업물을 내놓은 ‘우주지옥’은 그림책의 지평을 확대했고, ‘오늘의 햇살’은 가족과 성장의 문제를 차별화된 시각으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린이 주거 문제를 다룬 ‘다음 달에는’과 보호받지 못한 채 일하는 청소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처럼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도 눈에 띄었다. ‘우리에겐 펭귄이란’은 문학적으로도 훌륭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쾌한 실험정신으로 빚은 시를 담은 ‘토마토 기준’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나인
천선란 지음·창비 발행
평범한 고등학생인 ‘나인’이 식물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우연히 2년 전 실종된 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된 나인은 친구들과 진실을 파헤친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장르적 재미뿐만 아니라 서로를 구하는 일에 뛰어드는 성장기가 흥미롭다.
▦오늘의 햇살
윤슬 글·국지승 그림·문학과 지성사 발행
마음의 상처를 지닌 아이들이 동물들과 함께 성장해 가는 세 편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책. 미유와 은하, 진호는 아픔과 상실감을 느낀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고라니와 열대어 베타, 냥이와 오리 등 생명을 보며 희망을 얻는다. 일상을 통해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그려냈다.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고정순 지음·노란상상 발행
청소년 현장 실습 노동자의 죽음을 고발한 그림책. 꿈을 찾기 위해 일터로 갔지만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애도하는 작품이다. 죽음을 멈추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호소도 담겼다. 저자는 소외된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폭력을 내밀하게 다루는 작가라는 평을 받는다.
▦우리에게 펭귄이란
류재향 글·김성라 그림·위즈덤하우스 발행
한 번도 아빠를 보지 않고 자란 일곱 살 용민이가 새끼를 품고 있는 아빠 황제펭귄을 보고 마음을 빼앗긴다. 용민이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으로 펭귄을 찾아 남극으로 떠나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작가는 다섯 편의 단편을 통해 가족의 의미와 범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깊은 밤 필통 안에서2:까만 연필의 정체
길상효 글·심보영 그림·비룡소 발행
담이의 필통 속에 사는 연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깊은 밤 필통 안에서’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연필이 가지는 기분에 대한 다채로운 상상이 담겼다. 미술 가방 속 까만 연필이 필통에 들어오자 다른 연필들이 경계심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내 다정함으로 받아들인다.
▦토마토 기준
김준현 글·송선옥 그림·문학동네 발행
‘토마토’라는 글자는 앞으로 봐도, 뒤로 봐도 똑같다. “내 눈에는 전부 그게 그거 같은데” 무엇이 다른지 꼼꼼히 들여다본다는 내용의 시 ‘토마토 기준’를 비롯해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싶은 동시들로 가득하다. 평론가 서평 대신 어린이의 감상이 실린 것도 눈길을 끈다.
▦두더지의 여름
김상근 지음·사계절 발행
‘두더지의 고민’, ‘두더지의 소원’을 잇는 저자의 세 번째 두더지 이야기. 여름 휴가를 떠난 두더지가 호기심 많고 정 많은 새 친구 거북이를 만난다. 귀여운 오해로 두 친구는 함께 바다로 향한다. 반짝이는 여름 풍경 속에서 두더지와 거북이는 사랑스러운 우정을 쌓는다.
▦다음 달에는
전미화 지음·사계절 발행
피치 못할 사정으로 봉고차 생활을 하는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아빠는 다음 달에는 학교를 보내주겠다고 하지만, 그 약속은 번번히 미뤄진다. 두 사람의 불행은 코로나19로 생업과 주거지를 잃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일상을 나누며 서로 의지한다.
▦우주지옥
소윤경 지음·글로연 발행
아무도 경험한 적 없는 지옥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그려낸 그림책. 지옥의 모습을 통해 삶의 교훈을 준다. 17가지의 지옥이 상상을 초월하는 시각적 표현으로 묘사돼 있다. 탐욕스러운 인간들은 죽으면 '지옥별'로 추방된다. 지옥에서의 형량이 끝나면 환생의 문 앞에 설 수 있다.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김영화 지음·솔솔 노래·이야기꽃 발행
죄 없는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는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주 토박이인 저자가 제주 4·3 사건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제를 지내는 여정을 그렸다. 무등이왓은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잃어버린 마을 중 하나다. 동요 듀오 솔솔이 책을 노래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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