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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하고 감각적 편집 다수...12년 총서 펴낸 뚝심에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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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가진 ‘물성’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려하고 감각적인 편집을 자랑하는 책들이 많았다. ‘집의 탄생’은 독자의 시선이 머무는 시간까지 고려했다는 찬탄이 나왔다. ‘짐승일기’는 온라인에 연재된 소설을 요일별로 재조립한 실험적 편집으로 주목받았다. 120여 장의 고서 사진을 감각적으로 배치한 ‘1만 1천 권의 조선’, 고문서를 아름답게 재구성한 ‘문안편지 한 장으로 족합니다’ 역시 심사위원의 눈을 사로잡았다.
12년 만에 총 25권으로 완간된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은 출판사의 뚝심에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자의 기원과 변화 과정을 한 권에 압축한 ‘상용자해’는 한자 학업서가 귀한 우리 현실에 단비 같은 책이다. 프랑스 도서를 발빠르게 번역한 ‘녹색계급의 출현’도 호평을 받았다. 작지만 개성 있는 지역 출판사 다섯 곳이 ‘자기 지역 특색’을 이야기하는 ‘어딘가에는 @가 있다’ 시리즈, 표구라는 낯선 전통문화를 다룬 ‘표구의 사회사’는 빼어난 편집뿐 아니라 독립출판사의 수준 높은 결과물이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아이들을 위한 식물도감인 '도시 식물 탐험대'는 아름다운 세밀화, 다채로운 레이아웃, 만화적 연출로 어른조차 무장해제시켰다.
▦1만 1천 권의 조선
김인숙 지음·은행나무 발행
소설가인 저자가 1만1,000여 권의 한국학 자료를 연구해 쓴 산문. 방대한 자료 중 이사벨라 비숍의 ‘조선과 이웃 나라들’ 등 마흔여섯 권을 소개하면서 서구인들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120장에 가까운 고서 사진을 직접 촬영해 수록, 읽을 재미를 더했다.
▦짐승일기
김지승 지음·난다 발행
여성과 글쓰기, 엄마, 몸과 질병, 나이듦, 소수자성에 대해 쓴 에세이. 주간 문학동네에 5개월간 연재된 글을 엮었는데, 현재와 미래가 뒤섞인 실험적 편집이 돋보인다. 상처와 상실을 쓸쓸하고 우아한 유머로 풀어냈다. 전작인 ‘아무튼, 연필’보다 내밀한 체험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상용자해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박영철 옮김·길 발행
저자의 한자 3부작 '자통'(字統), '자훈'(字訓), '자통'(字通)을 대중용으로 압축한 사전이다. 한자의 자형과 고대 문자학, 고대인의 생활과 의식에 기반한 새로운 한자학을 제시해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일본의 상용한자 중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지 않는 글자를 제외한 2,135개의 한자를 한글 자음순으로 배치했다.
▦집의 탄생
김민식 지음·브.레드 발행
40여 년간 목재 관련 일을 해온 저자가 펼치는 집 이야기. 반 고흐가 머물던 들판의 오두막, 프랑스에서 시작된 아파트 등 역사와 철학이 담긴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집이 재산으로만 여겨지는 현실에서 ‘내게 가장 친밀한 장소’인 집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총 25권)
라인하르트 코젤렉 등 지음·안삼환 등 옮김·푸른역사 발행
독일 역사학자 라인하르트 코젤렉이 주도해 만든 개념사 사전. 역사학자와 법학자, 경제학자, 철학자 등이 참여해 1972년부터 1997년까지 총 119개의 개념을 8권의 책으로 펴냈다. 한국어 번역본은 총 25권으로 2010년 1차분(1~5권) 후 약 12년 만에 완간했다.
▦녹색 계급의 출현
브뤼노 라투르, 니콜라이 슐츠 지음·이규현 옮김·이음 발행
‘녹색 계급’이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조건과 방법을 76개의 메모로 제시한 책. 저자들은 환경문제가 모두와 관련이 있기에 녹색 계급은 이미 다수파라고 강조한다. 여기서 ‘녹색 계급’은 생태적 가치를 정치적, 제도적으로 실천해 환경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세력이다.
▦어딘가에는 @가 있다(총 5권)
한인정, 임다은 등 지음·포도밭출판사·남해의봄날 등 발행
강원 고성, 충북 옥천, 대전, 전남 순천, 경남 통영 등 색깔 있는 책들을 선보여 온 각 지역의 다섯 출판사가 2년 넘게 함께 기획해 제작한 시리즈. '나'로 살기 위해 서로를 돌보는 옥천 이주여성 등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 때로 편견과 핍박에 맞서며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문안편지 한 장으로 족합니다
김현영 지음·역사비평사 발행
고문서와 옛 편지에 관한 역사학자의 에세이. 특히 조선 고유 서체인 ‘동국진체’, ‘추사체’ 등을 간찰의 내용과 함께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마음이 형상화된 것이 글씨라고 믿었던 조선시대 사람들인 만큼 안부를 묻는 글에서도 글쓴이의 성정을 엿볼 수 있다.
▦표구의 사회사
이기웅, 김경연, 김미나 지음·연립서가 발행
서화에 종이나 비단을 발라 족자, 액자 등으로 꾸미는 표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한다. 1970~1980년대 한국 표구의 전성기를 가까이에서 체험한 저자의 구술을 바탕으로 한국 표구업의 궤적을 정리했다. 여기에 미술사학자, 문화재 보존처리 전문가가 의기투합해 표구의 모든 것을 담았다.
▦도시 식물 탐험대
손연주, 박민지, 안현지 지음·김완순 감수·주니어RHK 발행
식물박사 ‘웅’이 도시 식물 탐험대를 만들어 우리 주위 식물을 탐험하는 이야기. 아파트 화단, 심지어 콘크리트 벽 틈새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식물의 이야기가 담겼다.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만화적 연출이 어린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식물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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