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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중소 증권사에 유동성 1.8조 원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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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가 중소형 증권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 나선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 자금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자 업계가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자구책을 마련한 셈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9개사가 참여하는 1조8,000억 원 규모의 PF-ABCP 매입 프로그램을 이튿날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내년 5월 30일까지 운영하고 필요시 조기 종료 또는 연장 가능하다.
미래에셋, 메리츠, 삼성, 신한투자, 키움, 하나, 한국투자, NH투자, KB증권이 특수목적법인(SPC) '유동화증권매입프로그램' 주식회사를 설립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PF-ABCP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매입 대상 증권은 A2등급이고, 증권사별 매입 한도는 2,000억 원이다. 주관사(메리츠, 한국투자, NH투자)가 매주 차환 만기 물량을 신청받아 매입할 예정이다. 첫 매입 일정은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로, 5개 증권사가 신청한 2,938억 원 물량부터 전액 매입한다.
매입 프로그램엔 9개 증권사(25%·중순위 투자자) 외에도 한국증권금융과 산업은행이 25%씩의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한다. 부실 이전을 막기 위해 ABCP 매입을 신청한 증권사들도 후순위 투자자(25% 이상)로 참여하게 하고, ABCP의 위험도에 따라 추가 담보 제출을 요청할 수도 있다.
예컨대 A증권사가 100억 원 물량의 ABCP 매입을 신청했다면 25억 원을 내고 SPC에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한 뒤 신청한 100억 원을 받아가는 구조다. 그런데 해당 ABCP의 위험도가 높다면 SPC는 A증권사의 자산 중 일부를 담보로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일반적 경우와 달리 우량 담보가 아니어도 된다.
나재철 협회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형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가 충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더불어 과도하게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일부 기관투자자와 일반 법인에게 "채권시장 불안정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과도한 환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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