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화상 면담한 尹대통령 "테슬라 공장 '기가팩토리' 한국에 투자해 달라"

머스크 "한국,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화상으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접견한 뒤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면담을 통해 글로벌 기술 혁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공장인 기가팩토리(Giga Factory) 신설 시에 한국에 투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머스크와 화상으로 접견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비즈니스20(B20) 서밋 참석을 계기로 만남을 조율했으나, 머스크의 출장이 불발되면서 이날 면담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전기차 시대를 개척하고 있는 테슬라와 세계 최초의 궤도 발사체 재활용 등에 성공한 스페이스X의 혁신적인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이를 주도해 온 머스크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테슬라가 향후 아시아 지역에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려 한다는 계획을 청취했다. 특히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산업 생태계와 투자 여건을 설명하면서 "한국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머스크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화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시아 후보 국가들의 인력 및 기술 수준, 생산 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테슬라가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 관련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적극적 투자 의지도 표명했다고 한다. 특히 한국 기업들과의 공급망 협력을 대폭 확대, 내년에는 한국 기업 부품의 구매금액이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소개하고 "한국이 본격적인 우주경제시대를 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스페이스X와 한국 우주산업기업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첨단혁신기업들의 한국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가 있다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게 개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