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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목숨 달린 문제... 거짓말이라면 살아남겠나"

입력
2022.11.22 18: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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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기자들 만나 심경 토로... "다 내려놨다"
"잘못한 만큼만… 징역 대신 살아줄 순 없어"
형량 감경 논란 의식? "입장은 딱 하나만 바꿔"
지분 약정 침묵 이유엔 "이재명이 대선후보라"

남욱 변호사(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남욱 변호사(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기존 입장이 바뀐 것을 두고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거짓말로 얘기하면 살아남겠나"라고 밝혔다. 형량을 줄이려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고개를 가로저었다.

남 변호사는 22일 서울 서초구 자택 근처에서 기자들과 만나 폭로 이유와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남 변호사는 전날 구속기한 만료로 1년여 만에 구치소에서 풀려났으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목숨이 달린 문제... 거짓말이라면 살아남겠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왼쪽)과 남욱 변호사.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왼쪽)과 남욱 변호사. 연합뉴스

남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사실대로 얘기하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입장 변화를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 "우리는 목숨이 달린 문제"라며 "이게 거짓말로 확인되면 살아남겠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내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고소할 텐데, 왜 그렇게 안 할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가 재판에서 말도 되지 않는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았다"는 민주당 논평을 반박한 셈이다.

남 변호사는 '진술을 바꿔 형량을 줄이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입장을 바꾼 건 딱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법정에서 "검찰 조사 당시 사실대로 말을 못 했다"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성남시장 측 지분이란 걸 2015년 2월부터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이런 얘기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들었으며, '이재명 시장 측'이란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엔 '이재명 책임 있다'고 못 해... 지금은 다 내려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왼쪽)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왼쪽)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그간 입을 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대표가 대선후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지지율 1등인 데다, 내가 정치자금까지 줬다"며 "함부로 '이재명에게 책임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었겠나"라고 밝혔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지난해 4~8월 정민용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을 통해 김용 부원장에게 총 8억4,700만 원을 건넸고, 이 중 6억 원이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남 변호사는 뒤늦게 폭로한 이유에 대해선 "다 내려놨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한 일이니까 책임지고, 이왕이면 적극적으로 임하자(는 생각)"라며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그러면서 "(내가 사실관계를 얘기할수록) 상대방들(김만배씨 등)은 책임이 늘어나니 안 좋게 볼 것"이라며 "그럼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것은 아니잖냐'고 반문할 수밖에 없다. 내가 잘못한 만큼만 처벌받고 싶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다만 김 부원장과 정 실장과의 개인적 친분에 대해선 부인했다. 남 변호사는 "그분들을 거의 본 적이 없다"며 "김 부원장은 2014년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 당일 인사 딱 한 번 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전날 법정에서도 "김 부원장, 정 실장, 유 전 본부장의 유흥접대비 410만 원을 대납했다"면서도 "술자리에 동석한 적은 없고 추후에 비용만 따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이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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