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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이 커피찌꺼기로 만든 친환경 연필...어떻게 팔 수 있을까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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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대형마트의 고객 사은 행사로 종종 등장하는 연필. 최근 노브랜드는 이 소소한 아이템에 '친환경'과 '장애인 자립 지원'이라는 뜻을 담았다.
인천 강화도의 사회적기업 '우리마을'은 성인 발달 장애인에게 안정적 일자리와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해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이들이 지역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게 돕는 시설이다. 현재 약 50명의 발달장애인이 이곳에서 일하며 직업재활 훈련을 받고 있다. 노브랜드는 9월부터 발달장애인이 손수 만든 커피박(찌꺼기)으로 만든 친환경 연필이 팔릴 수 있는 경로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기존 노브랜드는 고객 대상 행사 진행 시 장바구니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해왔지만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활동으로 발달장애인들이 만든 친환경 연필을 사은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커피박 친환경 연필은 100% 천연 커피 점토로만 만들어져 물에서는 하루, 땅속에서는 한 달이면 분해돼 퇴비가 되는 '제로 웨이스트' 상품이다. 노브랜드 측은 "커피박 연필이 친환경성이 뛰어난 데다 장애인들의 자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노브랜드의 브랜드 가치와도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리마을에서 많은 양의 커피박 연필을 사서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주고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다.
올해 노브랜드는 우리마을의 커피박 연필 상품성 검증을 위해 총 2만5,000자루의 연필을 샀다. 내년에는 주문량을 늘려 우리마을 연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한 커피박 연필도 사은품을 넘어 상품성이 충분히 검증되면 노브랜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필리핀 등으로 해당 상품을 수출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노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커피박을 우리마을에 제공하고, 우리마을에서 이를 활용해 제로 웨이스트 상품을 만드는 ‘노브랜드 커피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노브랜드는 전통시장의 기존 매장과 겹치지 않는 품목으로 구성한 '상생스토어'를 통해 전통시장과의 동반성장도 꾀하고 있다. 상생스토어는 상품과 고객층이 서로 다른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함께 자리를 잡으며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상생 프로젝트다. 상생스토어는 입점하는 전통시장 상인회와 사전 협의를 통해 주변 전통시장에서 파는 품목은 제외하고, 부족한 품목은 강화한다.
상생스토어는 1호점과 최근 개점한 16호점까지 전통시장의 기존 판매 품목에 따라 다루는 물품을 다양화해 똑같은 매장이 없도록 한 게 특징이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과 담배, 소주 등은 팔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주한글시장의 상생스토어에는 패션, 문구·완구 상품은 제외했고, 인천장승백이시장의 상생스토어는 신선식품을 강화했다.
더불어 지역 특산품 매장이나 사회적 경제 기업 홍보관을 운영하는 등 기획 단계에서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매장을 운영한다. 상생스토어 1호점이 있는 당진전통시장의 경우 시장 주차장 이용건수가 2015년 2,153대에서 상생스토어 입점(2016년 8월) 후인 2017년에는 5,019대까지 늘어났고, 입점 1년 후 고객 설문조사에서도 방문객 75%가 "노브랜드와 당진전통시장을 함께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노브랜드 측은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 전체의 상품 구색을 다양하게 하고, 편의시설을 늘림으로써 고객을 끌어모으는 '앵커스토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자체가 중소기업, 전통시장과 함께 성장해 온 이마트의 대표적인 상생 브랜드라고 강조한다. 노브랜드는 현재 운영 중인 1,500여 가지 상품 중 70%가 중소기업에서 만들고, 상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수도 300개가 넘는다고 밝혔다. 생수 제조회사 '화인 바이오'는 2016년 노브랜드 생수 출시와 함께 4년 만에 연 매출이 열 배 이상 성장했고, 제지류 제조사인 '한울허브팜'은 노브랜드의 물티슈 생산을 맡으며 5년 만에 회사 규모가 다섯 배로 커지기도 했다.
이마트는 5년 전부터 환경부와 함께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가운데 친환경 인증 방법을 모르거나,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친환경 인증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는 1억 원을 지원해 총 24개의 이마트 자체 브랜드 상품이 친환경 인증을 땄다.
여기에 이마트는 협력 중소기업의 ESG 대응 역량을 키우는 데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19일 이마트는 동반성장위원회와 함께 '2022년도 협력사 ESG 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ESG 역량 강화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기로 했다. 이마트는 상생협력기금을 1억 원 출연해 비용을 대고, 동반위는 ESG 평가지표 개발과 교육부터 평가까지 종합 지원한다. 이를 통해 ESG 평가지표 준수율이 우수한 협력 중소기업은 확인서를 받고, 금리우대·수출지원 서비스·환경·에너지 기술지원 등 인센티브가 제공되며 이마트가 운영하는 친환경인증 지원 등 동반성장프로그램 우선 선정의 인센티브도 제공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지속가능혁신센터 및 ESG 추진사무국을 새로 만들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전사적으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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