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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중단... 반년 만에 닫혀버린 '소통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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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상징과도 같았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약 6개월 만에 돌연 멈춰 섰다.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벌어진 MBC 기자와 대통령실 참모 간 공개 설전 사흘 만인 21일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결정하면서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출입기자를 총괄 지원하는 김영태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이 이날 대통령실과 MBC 간 충돌에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열린 도어스테핑에서 MBC 기자가 퇴장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라고 따지듯이 묻고, 이를 지적하는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과 2분간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을 말한다. 여권에선 특히 MBC 기자의 발언 태도가 무례하고, 슬리퍼 차림의 복장이 불량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도어스테핑이) 오히려 국민과의 소통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 재개 조건으로 사실상 ‘MBC 기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징계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아달라고 출입기자단 간사단에 요청했지만, 간사단은 “전적으로 대통령실과 해당 언론사가 풀어야 할 문제”라며 아무 의견을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취임 다음 날인 5월 11일부터 총 61차례 진행된 도어스테핑은 용산시대 '탈권위'를 표방하는 윤 대통령의 상징이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대통령에 취임을 하면 특별한 일 없으면 주 1회 정도는 기자들을 기탄없이 만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당선인 시절 청와대 이전 계획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일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언제든지 지켜볼 수 있다는 자체가 민주주의 발전을 앞당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순방 과정에서 비속어 논란을 보도한 MBC와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바람에 애꿎은 도어스테핑의 운명이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도 MBC 보도와 해당 기자의 태도가 문제인 것은 맞지만,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고 도어스테핑마저 중단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안 하면 누가 더 불편하겠느냐'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피의사실 공표 문제로 언론브리핑을 최소화해야 했던 검사 시절과 달리 지금은 대국민 소통이 대통령으로서 가장 큰 책임이자 의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도어스테핑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한 관계자는 "재발방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도어스테핑은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MBC에 대한 대책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MBC가 자발적으로 출입기자 교체 등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낮아 당분간 상황이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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