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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늪·모래사장 거침없는 지프 '랭글러 루비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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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 브랜드 '지프'는 투박한 매력이 있다. 디자인, 승차감,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남다르다. 특히 대표 모델 '랭글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군용 차량 '윌리스'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행 성능도 전쟁터를 누비던 윌리스를 닮았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어떤 험로(오프로드)에서도 거침없다.
지프는 이런 특성을 가진 차량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았고, 68년 전 '지프캠프'라는 오프로드 축제를 시작했다. 지프캠프는 자갈밭, 늪지대, 통나무 다리, 바위 등 일반 승용차로는 시도조차 하기 힘든 길을 달리는 자리다. 국내에서도 2004년시작, 올해로 16회를 맞았다. 지프 운전자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지프캠프에서 랭글러 루비콘의 매력을 느껴봤다.
올해 지프캠프는 10월 24일~11월 2일 강원 양양군 송정해변에서 열렸다. 주요 코스는 ①송정해변 모래사장 ②14개 오프로드 코스로 구성된 '지프 웨이브 파크' ③정족산 마운틴 트레일 등 세 가지였다. 특히 올해는 양양군과 협업을 강화, 정족산에서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던 곳도 코스에 들어있다. 이번 지프캠프 기간 동안에만 달릴 수 있는 '한정판'이다.
이번 행사에서 함께한 랭글러 루비콘은 오프로드에 안성맞춤 차량이다. 2.0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는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40.8㎏.m의 힘을 온전히 바퀴로 전달한다. 특히 지형에 따라 바퀴에 구동력을 다르게 배분하는 주행모드까지 갖춰, 아무리 험한 길도 손쉽게 빠져나간다.
송정해변 백사장을 달리는 '비치드라이빙'에서도 오프로드 주파 능력은 빛났다. 일반 자동차는 바퀴가 모래사장에 파묻혀, 얼마 못 가 움직이지 못하기 마련이다. 저속에서 강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구동력이 고르게 배분되기 때문이다. 반면 '4L'(4륜저단) 기어를 넣고 '샌드모드'로 달리는 루비콘은 모래사장을 비단길처럼 빠져나갔다. 지면을 박차고 갈 수 있는 바퀴에만 구동력이 전해지기 때문에, 바퀴가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달릴 수 있었다. 잠시 멈췄다가 다시 출발할 때도 마치 포장도로 위를 달리듯 가뿐했다.
랭글러 루비콘의 매력은 '웨이브파크' 코스에서 더욱 빛났다. 웨이브파크는 1만9,834㎡(약 6,000평) 부지에 통나무, 바위, 자갈, 진흙 등을 이용한 오프로드 코스를 갖췄다. 우선 차량의 절반가량이 잠기는 늪지대를 건너는 것으로 시작했다. 랭글러 루비콘은 76㎝ 깊이까지 도강할 수 있다. 늪지대는 이보다 좀 더 깊고 바닥도 미끄러웠지만, 무난하게 건넜다. 또 경사각이 25도에 달하는 언덕길도, 통나무로 만든 시소 다리도 어렵지 않았다. 계단도 '덜컹덜컹' 거리며 올라갔고, 바퀴가 지면에 1개 또는 2개만 닿아있어도 구동력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인공적으로 만들지 않은 자연 속 오프로드에서도 지프는 여유만만했다. 해발 869m 정족산에서 28㎞의 산악 코스를 달렸다. 길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만큼 험한 곳에선 바닥의 흙과 자갈이 차량을 미끄러트렸다. 하지만 지면 상태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구동력이 바퀴에 배분되는 주행 모드와 '내리막 주행 제어장치'(HDC) 덕분에 무사히 코스를 마칠 수 있었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은 단단한 서스펜션, 투박한 타이어, 부족한 편의 장비 등의 이유로 도심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선 그 어떤 차량보다 믿음직스럽다. 자동차 여러 대를 보유한 마니아들이 랭글러 루비콘을 꼭 갖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랭글러 루비콘 4도어 가격은 7,73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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