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KAI 사장 "세계 4대 방산수출국가 진입 견인하겠다"

입력
2022.11.21 09:00
10면

[2022 미지답 경남포럼]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특별기고
FA-50 항공기 48대 폴란드 수출
러시아산 무기체계 선호하던 동남아 시장 공략
말레이시아와도 항공기 수출 계약
서부경남 산업생태계 선순환에도 기여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사장. KAI 제공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사장. KAI 제공

"FA-50 항공기 등 한국 무기를 사주세요."

지난 9월 FA-50 항공기 48대가 폴란드에 수출됐다. 전례 없이 빠른 계약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나 세일즈 외교를 펼친 게 든든한 지원이 됐다. 두다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처음부터 FA-50과 K2, K9 등 무기 영업을 했다"며 "이후 두 번째 만남에서 확신이 생겨 계약에 급물살을 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다. 북한과 대치하는 지정학적 안보 상황으로 한국은 경쟁력 있는 선진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해 왔고, 그 결과 선진적인 생산 인프라 구축과 신속한 조달이 가능한 무기수출국가로 꼽힌다. 폴란드 측은 공군 가동률이 높고 운영비가 낮아 한국산 무기 구입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한때 선호됐던 러시아산 무기체계가 예전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러시아산 무기체계가 생각만큼 성능이 뛰어나지 않고, 유지비는 비싸기 때문이다. F-16과 F-35 전투기를 운용하고 싶은 동남아 국가들이 대안으로 FA-50 항공기를 꼽고 있다. 한미동맹 아래 무기체계 호환성과 낮은 운용 유지비로 가성비와 성능을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폴란드를 넘어 이제는 말레이시아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유럽에 이어 동남아 하늘에서도 한국산 전투기를 볼 수 있게 된다. FA-50을 포함한 T-50 계열 항공기 계약과 생산 대수가 250~300대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수출 경쟁력도 더 향상될 것이다. 이는 곧 FA-50이 F-16의 아성을 뛰어넘어 베스트셀러로 발돋움할 기반이 마련된다는 뜻이다. 연쇄 수출 가능성도 크다. 인도네시아가 KT-1 기본훈련기에 이어 T-50i를 도입한 것처럼 FA-50을 운용한 국가가 KF-21 전투기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 방산업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말 국방부는 방위산업수출기획과를 신설했다. 유관부처와 방산업계, 각 군과 협업해 체계적인 수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윤 대통령도 방산 현장을 찾을 계획이라고 한다.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읽혀 기대된다.

대한민국 방위산업 수출 규모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은 ‘세계 4대 방산수출국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KAI는 지속적인 국산 항공기 수출 확대와 함께 수송기, 6세대 전투기, 도심항공교통(UAM), 위성 사업 등 R&D에 집중해 미래 먹거리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KAI를 필두로 많은 항공업체가 자리한 서부 경남은 사천과 진주를 중심으로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KAI가 주도하는 국산 항공기 수출 확대가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면 지역의 산업생태계도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국 방위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되고 실효성 있는 정책과 합리적인 제도개선 등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항공우주청도 조속히 신설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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