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미사일 발사 때마다 능력 진전… 언제든 핵실험 가능"

입력
2022.11.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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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비핵화 위한 조건없는 대화 의사
"중국도 북한 핵·미사일실험 만류 책임 있어"
유엔 안보리 21일 북한 비확산 논의 회의

북한이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단행했다고 밝히며 지난달 25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을 쏘아 올리라는 친필 명령서를 하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발사 당일 직접 현장을 찾아 화성-17형 발사 전 과정을 참관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단행했다고 밝히며 지난달 25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을 쏘아 올리라는 친필 명령서를 하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발사 당일 직접 현장을 찾아 화성-17형 발사 전 과정을 참관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두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진전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에는 북한의 도발을 만류할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유엔도 강력 규탄에 나서며 21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백악관 “대화 의사 있지만 북이 응답 안 해”

18일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실패하든 부분적으로 성공하든, 발사 때마다 북한은 배우며 (핵·미사일) 프로그램도 진전한다. 이것이 (우리가) 우려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북한이 한국시간 18일 오전 10시 15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한 발을 발사한 직후 진행됐다. 이 미사일은 이달 3일 쏜 화성-17형과 같은 기종으로 알려졌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질문에는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 평가에 들어가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으며 “북한은 핵실험을 했고 우리는 북한이 언제라도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해오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이어 “우리는 북한 핵 프로그램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최근 발사에서 보듯, 안전과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서로 다른 능력을 결합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다.

북한 도발의 정치적 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김정은 머릿속에 들어가서 ‘왜 지금’ (도발)하는지에 대해 파악하려고 노력하지는 않겠다”며 “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나 한미간 연합훈련이 (미사일) 발사를 초래했다고 우리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직전에 발사한 미사일 자체가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역내 및 국제사회에 초래하는 위협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화와 협상에 나설 의사가 있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의 도발 관련, 북미간 직접적 소통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직접적인 대화도 없다”고 말했다.

유엔도 “추가 도발 멈춰라”

미국은 ‘중국 책임론’도 꺼내 들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의 도발 억지에 관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에 우려를 표하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모든 일원은 북한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미사일을 발사한 18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동쪽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의 미사일을 ICBM으로 추정하면서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미사일을 발사한 18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동쪽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의 미사일을 ICBM으로 추정하면서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텔 부대변인은 “중국은 북한에 불법적인 핵 또는 탄도 미사일 시험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분명히 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함께 북한의 불법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억제해야 한다”로 강조했다.

앞서 국무부는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이번 발사는 모든 국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결의 이행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 국제적인 핵무기 비확산 체제에 초래하는 위협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북한에 즉각 추가 도발 행위를 그만둘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을 향해 "관련 안보리 결의들에 따른 국제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는 대화 재개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유엔은 또 21일 북한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한 안보리 회의 소집은 지난달 4일 이후 17일 만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물밑에서 추가 제재 결의안 또는 공식 성명 채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에도 반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5월 안보리는 미국의 주도로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막혀 이를 통과시키지 못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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