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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ICBM' 화성-17형 다시 쏜 北… 보름 만에 실패 만회한 듯

입력
2022.11.18 18:00
수정
2022.11.18 19:3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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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추락 없이 추진체 정상 비행
사거리 1만5000㎞ 추정...美 본토 타격
재진입 검증은 어려워 '성공' 단정 일러
北 최선희 경고 하루 만에 고강도 도발

북한이 올 3월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단행했다고 밝히며 공개한 발사 장면.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올 3월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단행했다고 밝히며 공개한 발사 장면.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다시 발사했다. 지난 3일 이후 보름 만이다. 당시 동체 2단이 분리된 직후 동해상에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추락 없이 추진체가 정상 궤적으로 비행했다.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정도의 성능을 갖춰 사실상 성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상각도로 쏜 것이 아닌 만큼 ICBM 완성의 마지막 단계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기 어려워 완벽한 성공이라 단정하긴 어렵다. 한미 공군은 F-35A스텔스전투기를 동원해 북한 미사일 이동식발사차량(TEL) 정밀 타격 훈련을 처음 실시하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10시 15분쯤 평양 순안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ICBM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ICBM은 비행거리 1,000㎞, 고도 6,100㎞, 속도 마하 22(초속 7.48㎞)로 탐지됐다. 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각도를 높인 고각발사 방식으로 쏜 것이다. 정상각도(30~45도)로 환산하면 사거리는 1만5,00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이다.

미사일은 일본 홋카이도 서쪽 약 200㎞ 거리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졌다. 일본이 추정한 비행시간은 69분이다. 올 3월 24일 70분간 비행한 화성-15형(북한은 화성-17형 주장)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오래 날았다. 당시 미사일은 최고고도 6,200㎞, 비행거리 1,080㎞, 속도는 마하 20으로 분석됐다.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다. 현존하는 ICBM 가운데 몸집이 가장 커 ‘괴물 ICBM’으로 불린다. 여러 발의 탄두를 탑재하는 ‘다탄두(MIRV)’ 형상을 지녔다. 목표상공에서 탄두가 분리돼 날아가기 때문에 요격이 어렵다. 미국을 향해 쐈을 경우 워싱턴과 뉴욕 등 주요도시를 동시 타격할 수 있다.

정부는 북한의 발사 직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스페인 정상회담 도중 NSC 회의에 참석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간 합의한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적극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후 성명을 통해 “북한의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이를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이를 오판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 백악관도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을 강력 규탄한다”며 “미국은 본토와 동맹국인 한국·일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공군의 F-35A 4대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4대가 동해 상공에서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을 펼치고 있다. 합참 제공

18일 공군의 F-35A 4대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4대가 동해 상공에서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을 펼치고 있다. 합참 제공

한미 군 당국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합참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미사일 TEL 타격 훈련 및 동해상 연합 공격 편대군 비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공군의 F-35A 필승사격장에서 정밀유도폭탄(GBU-12)으로 이동식 발사대 모의표적을 타격했다. 합참은 "첨단 스텔스 기능을 보유한 F-35A가 적에 탐지되지 않고 목표물에 은밀히 접근해 표적을 정밀타격하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행에는 한국 공군 F-35A와 미 공군 F-16 전투기 각각 4대가 투입됐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상이 한미일을 싸잡아 비난해 담화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고강도 도발을 감행했다. 최 외무상은 전날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에서 허세적 군사적 활동을 강화할수록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강변했다. 앞서 13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캄보디아에서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억제’를 강화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확인하고,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3국이 실시간 공유하기로 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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