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는 연준, "적정금리 7%" 나온 배경은?

입력
2022.11.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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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제임스 불러드 연설서
"테일러 준칙상 금리 상단은 7% 범위"
월가 "통화정책 전환 기대 접어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과연 미국은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올릴까. 금리 인상 사이클은 언제쯤 멈출까. 전 세계 투자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이 질문들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이런 식의 힌트를 내놓고 있다. "섣부른 피봇(Pivot·정책 전환)을 기대하지 말라. 아직 갈 길은 멀다."

연준 내부에선 보수적으로 잡을 경우 미국 기준금리가 7% 수준이 돼야 할 수도 있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연준의 정책금리는 최소한 5~5.25%까지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내내 계속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국을 덮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제한적' 영향을 미쳤을 뿐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선제적인 긴축 정책을 강조해 온 불러드 총재는 연준의 대표적 '매파' 인사로 꼽힌다.

연설에서 불러드 총재는 한 차트를 보여줬다. 이른바 '테일러 준칙(Taylor rule)'에 근거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억제하기 위해선 정책금리가 5~7% 범위에 이르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테일러 준칙은 존 테일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제안한 것으로, 인플레이션갭(실제 물가상승률-목표 물가상승률)과 GDP갭(실제성장률-잠재성장률) 등을 변수로 사용한 금리 결정 준칙이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높은 만큼 테일러 준칙에 따른 기준금리 수준도 높기 마련이다. 연준도 이 준칙을 고려하지만 반드시 따르는 규칙은 아니다.

제임스 불러드 총재가 17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제시한 차트. '테일러 준칙'을 따를 경우 미국 기준금리 범위는 5~7% 수준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홈페이지

제임스 불러드 총재가 17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제시한 차트. '테일러 준칙'을 따를 경우 미국 기준금리 범위는 5~7% 수준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홈페이지

미 경제매체 CNBC는 불러드의 이날 연설을 두고 "최근 긴축 속도조절론이 부상했지만,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맞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물가 상승세가 멈췄다는 것이 명확해질 때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의 최종 금리 수준을 최대 5.25%로 예상하며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연준의 '매파 본색'에 시장도 반응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3.8%까지 상승했고,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0.1%포인트 이상 상승해 4.48%까지 올랐다. 국채금리 강세에 뉴욕 증시는 3대 지수 모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월가 역시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피봇' 기대감을 낮추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최종 금리 전망치를 종전 4.75~5%에서 5~5.25%로 상향 조정했다. 에드워드 박 브룩스 맥도널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한 주 동안 (주가 상승 등) 시장 랠리는 연준이 곧바로 방향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에 기인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연준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했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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