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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보다 기름이 싸다' 사실 이었네... '산유국' 카타르의 부러운 휘발유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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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입국 후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택시나 우버(Uber)의 저렴한 이용료다.
카타르 국립 박물관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훈련장인 알 에글라 훈련장까지는 내비게이션으로 대략 19㎞ 거리인데, 우버 이용료는 27리얄(QAR) 정도가 나온다. 1리얄은 한화로 363원 정도이니 1만 원이 채 되지 않은 가격이다. 서울에서 택시를 이용했다면 2만~2만5,000원은 나왔을 거리다.
한국 택시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우버 운행이 가능한 이유는 역시 산유국답게 저렴한 휘발유 때문이다. 카타르 전체 면적은 한국의 경기도와 비슷하지만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하다. 석유는 252억 배럴이 매장돼 있고 천연가스는 전 세계 매장량의 13%를 가진 세계 3대 생산국이다.
그렇다면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휘발유는 얼마에 판매되고 있을까. 17일 이슬람 미술 박물관 인근에 있는 한 카타르연료(woqod) 주유소에 가봤다. 주유소는 한국의 주유소와 별반 다르지 않게 생겼다. 한국은 유종별 가격표가 주유소 입구에 크게 붙어 있고 주유기에도 적혀 있는 것과 달리 카타르는 주유기에만 유종별 가격이 적혀 있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한국은 고급 휘발유, 일반 휘발유, 경유로 나뉜 연료 주입기가 있다면 여기는 ‘골드’ ‘실버’ ‘디젤’로 나뉜다. 골드는 한국의 고급 휘발유에 해당하고 실버는 일반 휘발유, 디젤은 경유다.
주유기 밑에 적힌 L당 가격표를 보니 고급 휘발유인 ‘골드’는 2.1리얄, 일반 휘발유인 ‘실버’는 2리얄, 경유인 ‘디젤’은 2.05리얄에 판매되고 있었다. 휴대폰 계산기로 환산해보니 고급 휘발유는 한화로 762원, 일반 휘발유는 726원, 경유는 744원 정도다. 절로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국의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이 휘발유는 1,658.35원, 경유는 1,888.56원이니 부러울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 두바이유 기준 10월 평균국제유가가 배럴(158.9L)당 91.16달러로 이를 환산하면 L당 762원 수준인데 사실상 원유 가격 수준이다.
하지만 이 믿기지 않는 휘발유 가격도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오른 것이라고 한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일반 휘발유 가격이 1.2리얄 정도였고, 5년 전에는 1리얄도 안 됐다”며 “가격이 많이 올라서 이용객의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0.5L 물 한 병이 소형마켓에서 1리얄에 판매되고 있으니 “중동에서는 기름값이 물값보다 싸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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