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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북한 위협, 중국이 적극적 역할"… 시진핑 "한국이 남북관계 개선하길 희망"

입력
2022.11.15 20:00
수정
2022.11.15 22: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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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계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3년 만에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발리=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발리=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이 만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9년 12월 23일 베이징 회담 이후 3년여 만이다.

양 정상은 발리의 한 호텔에서 25분 가량 만났다. 회담에는 최근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위축된 양국 교류 증진 등이 주요 의제로 올랐다. 양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시 주석의 답방, 양국 간 1.5트랙 대화체제 구축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을 최우선 의제로 논의했다. 북한의 전례 없는 도발을 지적한 윤 대통령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고 화답했다.

다만 방법론에선 이견을 보였다. 시 주석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며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조건을 단 셈이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 주도 글로벌 공급망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회담 직후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발언을 보면, 시 주석은 "(양국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며 "경제 협력을 정치화하고 범안보화(안보와 경제를 자의적으로 연계)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한국이 동조하지 말라는 의미다.

두 정상은 수교 30년을 맞아 양국 관계증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해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외교 목표"라며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증진하는데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한국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한미일 3국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 기조에 대한 중국의 공조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시 주석은 "지금 세계는 새로운 격동의 변혁기에 접어들었고, 국제사회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한중은 이사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소통 강화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를 언급하며 "복합적 도전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활발히 추진해 나가자"고 했고, 시 주석은 적극 공감했다. 시 주석은 "양국 간 1.5트랙 대화체제도 구축하자"며 "양국 간 의사소통을 확대하고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가자"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또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시 주석의 방한 논의도 오갔다. 시 주석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간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다며 "코로나 상황이 어느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호 편리한 시기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는 말도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망자 가족에게도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애도를 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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