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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보채는데 시진핑은 딴청… 北 도발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22.11.15 19: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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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서 대북 온도차 여전
운신 폭 넓어진 北, 도발 기조 계속
우선순위 밀려 '초강수' 배제 못하지만
中 전략 맞물려 '핵실험은 아직' 관측도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발리=AP 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발리=AP 뉴시스

미중 정상회담이 14일(현지시간) 열렸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할 이렇다할 성과는 없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며 보챘지만 시진핑 주석은 '북한' 관련 언급 자체를 꺼리며 피해갔다. '뒷배' 중국이 북한을 우회적으로 지원사격한 셈이다.

이에 북한은 일단 운신의 폭을 넓힌 모양새다. 한미 양국에 맞선 무력도발 기조를 계속 고집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다만 7차 핵실험 카드를 쥔 상태로 수위를 어느 선에서 조율할지는 유동적이다.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초강수를 둘 수도, 아니면 중국의 모호한 태도에서 취할 전략적 이익을 극대화하려 다양한 도발로 한미를 향해 윽박지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갈 길 먼 미중관계… 운신 폭 넓은 北

중국은 정상회담 이후 그간 늘상 써왔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문구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문제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5일 "북핵 문제가 미중 간 첨예한 갈등 이슈로 다뤄지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하지만 미중관계 개선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고 따라서 남북관계 개선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과거 미중관계가 좋을 때는 한국도 대북 레버리지가 생기고 한반도 정세 역시 긴장감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이 한미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던 2000년대 초 북한을 포함해 성사된 6자회담이 대표적이다. 반면 미중갈등이 격해진 최근 들어선 중국이 북핵 문제를 고리로 한 미국의 압박에 되레 불만을 표하며 북한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중국의 비호에 편승해 마음껏 도발을 쏟아붓는 국면이 반복되고 있다.

우선순위 밀린 北, 관심 끌려고 초강수?

구체적 도발 수위에 대해선 전망이 갈린다.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은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동률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미중 모두 북핵 문제가 우선 순위에 있지 않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라며 "관심을 불러일으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북한 입장에선 답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역할론을 재촉한 건 북한을 직접 상대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중국은 북한을 물밑 지원하고 있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대놓고 위반하며 적극 나설 정도는 아니다. 북한으로서는 핵실험 외엔 상황을 극적으로 바꿀 수단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도 핵실험엔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북한 내부 위기가 심해질수록 중국 의사와 관계없이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北, 핵실험 카드 손에 쥐고 저울질

하지만 북한도 핵 카드를 섣불리 꺼내기는 어렵다. 미국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을 경우 핵실험을 감행하더라도 얻을 실익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도 동북아 안보지형을 뒤바꿀 수 있는 핵실험에는 부정적이다. 다만 핵실험을 제외한 북한의 각종 도발은 미국의 시선을 중국의 핵심이익인 대만 문제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모양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내년 경제개발계획 3년 차에 들어가면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중국과 관계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핵실험을 마이웨이로 결정하긴 어렵고, 대신 한미의 확장억제에 대해선 매우 공세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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