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하게 성사된 한중 정상회담...전날 오후 물밑 조율 끝내고도 함구

입력
2022.11.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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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사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왼쪽 사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좌는 전격적이었다.

대통령실이 한중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알린 건 15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쯤이었다. 오후 5시 예정된 회담을 불과 8시간 30분 앞두고서다.

한중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두고 전날까지만 해도 대통령실이 "지켜봐달라"는 입장만 반복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양국의 물밑 외교전이 치열하게 진행된 끝에 전날 오후 늦게서야 정상회담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 협의가 물밑에서 오간다는 정황은 전날부터 일부 감지됐다. 윤 대통령의 핵심 외교 일정을 보좌해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3일 한미·한일·한미일 연쇄 정상회담 이후 14일부터 주요 공식 일정에 배석하지 않으면서다. 현지에선 김 차장이 한중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느라 막후에서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일본 정부가 14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오는 17일로 확정하면서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도 회담 성사 압박이 커진 상황이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다자회의에서는 여러 정상의 일정을 조율해야 해 막판 불발 가능성이 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14일 늦게 한중정상회담이 확정돼 의제를 긴급하게 조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이후에도 각종 변수가 돌출해 대통령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흘 전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의장국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G20정상회의 참석 직전 캄보디아를 방문해 훈센 총리를 만났던 만큼, 코로나19로 인해 회담 일정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시 주석은 코로나가 처음 확산된 2020년 이후 대면 외교를 극도로 자제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코로나19 PCR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알리기도 했다.

또 이날 G20정상회의 첫 세션이 예상 종료시간을 2시간 30여 분 넘기면서 각국 정상들의 일정이 줄줄이 지연되자 한때 한중정상회담 시간도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윤 대통령도 이날 오후에 미국이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하는 이니셔티브인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 참석을 취소하고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

발리=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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