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전용기·김건희'로 화력 쏟은 野...'풍산개'로 맞선 與

이상민 장관 '폼 나게 사표' 발언 사과
희생자 명단 공개에...한동훈 "개탄스럽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논란이 됐던 '폼 나게 사표' 발언에 대해 "결과적으로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발언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장관은 "사전에 기자가 인터뷰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기사화될 거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사적인 문자라 하더라도 더 신중했어야 한다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野, '이태원·전용기·김건희 여사' 고리로 총공세

14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서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심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대통령 전용기 MBC 탑승 배제, 김건희 여사의 동남아 순방 사진을 도마에 올리며 총공세를 펼쳤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 논란과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로 맞받으며,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에게 "사태 수습은커녕 오히려 방해가 된다. 장관이 안 계셔야 사태 수습이 되고 재발방지책을 만들 수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이 장관은 "누차 말씀 드리지만 현재 자리에서 제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책임을 가장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어 고 의원이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에 대해 "언론 재갈 물리기"라고 지적하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MBC는 가짜뉴스 생산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때 이 수석이 팔짱을 낀 자세로 고 의원에게 "같이 좋게 생각합시다. 같이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좋잖아요"라고 답변한 것이 화를 불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수석 태도를 두고 "국회를 경시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김 여사가 정상회의 의장국인 캄보디아에서 마련한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개인 일정으로 심장병 아동을 찾은 것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의 사진이) 빈곤 포르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했는데 캄보디아까지 방문해 외교적 결례를 하고 있는 것이 합당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수석은 "해외에서 영부인 활동 사례는 과거에도 많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이태원 희생자 명단 공개에... 한동훈 "개탄스러워"

국민의힘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명단이 유족 동의 없이 공개된 점을 질타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친야 매체 2개사가 유족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명단을) 공개했다"고 지적하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유족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무단 공개는 법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호응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더탐사 같은 단체가 총대 메듯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과 관련해 "(풍산개는) 문 전 대통령이 직접 키우고 싶다고 의지를 나타내서 위탁된 것"이라며 "의아한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숙 여사가 지난 인도 순방 당시 인도 대통령 부인으로부터 전통의상 사리를 선물받았지만, 이를 블라우스로 리폼하고 개인적으로 소유했다며 '대통령기록물 훼손 의혹'을 제기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