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속 갈등 관리' 타진한 美中 정상

입력
2022.11.15 04:30
27면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 해변의 물리아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 해변의 물리아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4일 첫 대면 회담을 가졌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까지 겹쳐 신냉전을 방불케 하는 전략적 대결로 치닫고 있는 양국의 정상이 핵심 경쟁지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마주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미중은 경쟁이 충돌로 변하지 않도록 차이점을 관리하고 긴급한 국제 문제에 협력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솔직하고 깊은 대화로 중미 관계를 발전 궤도로 되돌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대만, 북한,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 등 양국 간 갈등 현안부터 기후변화, 감염병, 형사사법 협력 등 공동 대응 사안까지 폭넓게 논의했다. 중국의 대만 위협 및 남중국해 분쟁,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 핵심 사항에선 양보 없는 논쟁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중단하도록 중국이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번 회담은 미중 간 경쟁 관계를 인정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나 충돌을 줄이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의 팽팽한 입장차는 두 정상의 5차례 화상회담·전화에서 이미 확인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목표가 각자의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 확인이라고도 했다.

다만 양국 간 대화 채널이 펠로시 대만 방문으로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정상들이 직접 만나 소통의 물꼬를 튼 점은 긍정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중간선거에서 선전하고 시 주석도 지난달 당대회에서 1인 집권 체제를 완성해 국내 정치에서 입지를 다진 점이 정상외교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부도 미중 관계의 향배에 촉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에게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려면 한미일 공조와 더불어 중국이 북한에 지렛대를 행사하도록 대중 외교에 공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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