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통령 지키기에만 여념 없는 태도로 민심과 동떨어진 정당이 되고 있다. 친윤계가 앞장서서 이태원 참사 책임을 주장하는 이들을 공격하며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건강한 당내 비판을 억누른다면 참사 수습은 더 어려워지고 국민 비판만 커질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은 있는 사람에게만 물어야 한다”고 선을 그은 뒤 8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용 의원은 “여당이 윤석열 정부 뒷받침도 못 하고 장관도 지켜주지 못하느냐”고 호위에 나섰다. 앞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을 주장했을 때도 김기현·성일종 의원 등이 비판을 쏟아냈었다. 장제원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 필담을 나눈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왜 퇴장시켰느냐고 공격했다. 참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고 국회를 존중하라는 주장이 이토록 비난받을 일인가.
언론의 자유 침해로 비판받고 있는 MBC 전용기 탑승 불허에 대해서도 김기현 의원 등은 “그거(MBC)는 방송 자격조차 없다”며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었다. 권성동 의원은 “누가 당대표가 되든 대통령 영향력의 1,000분의 1”이라며 “우리는 윤 정부가 성공하도록 뒷받침을 잘해야 한다”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당권 주자들을 견제했다.
국민들 눈에 이 같은 충성 경쟁은 가당찮은 일이다. 이 장관은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싶지 않겠냐”라고 또 망언을 반복했다. 서용주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장관”이라며 “김은혜 홍보수석의 ‘웃기고 있네’ 메모가 떠오르는 개탄스러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MBC 전용기 불허는 외신의 비판적 보도로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여론에 귀 막고 상식을 외면하며 대통령 홍위병 노릇을 하는 정당은 국민과 멀어질 뿐이다.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창구가 여당의 역할임을 자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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