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정조사 서명' 사흘 째 온라인서 23만... '이재명 방탄' 시선은 고민

입력
2022.11.13 18:00
5면
구독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요구 서명운동
강경 투쟁시 역풍 우려... 출구전략도 불투명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특검 추진을 요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장외투쟁에 시동을 걸었다. 정부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을 배경 삼아 정부·여당에 국정조사 수용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장외투쟁의 배경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감추기 위한 속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여당이 국정조사 수용에 부정적인 만큼 출구전략 마련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온라인 서명운동 23만 명 넘어"

민주당의 전국 17개 시·도당은 오는 17일까지 지역별 국민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열고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특검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이 대표 등 지도부가 참석한 서명운동 발대식 이후 서울시당은 12일 용산역 앞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13일 오후 3시까지 총 23만686명이 온라인 서명에 참여했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민주당은 서명운동으로 국정조사·특검 실시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의석수를 앞세워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요구서를 단독 처리하기보다는 국민적 지지라는 명분을 활용해 정부·여당을 최대한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전날 악천후 속에서도 많은 시민이 서명운동에 관심을 가졌다"며 "이를 계기로 국정조사가 추진된다면 특검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도 연일 이태원 참사 관련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 심리치료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공문과 가이드라인엔 (소방관 등) 현장 대응인력이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이미 이태원 참사 관련 공직자 두 명이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비극이 발생했다. 시급히 현장 대응인력에 대한 심리지원을 명문화하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정부에 당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국민까지 이재명 방탄에 이용" 공세

서명운동을 고리로 한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정쟁화함으로써 사법리스크를 덮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짙다는 것이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전날 "169석으로는 이 대표를 지킬 힘이 부족하자 이제 국민들까지 이 대표 방탄에 이용하고자 한다"며 "더 큰 웃음거리가 되기 전에 이제라도 길거리의 천막을 거두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장외투쟁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출신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뺏었는데 이제 와서 경찰을 못 믿겠다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169석을 지닌 당에 걸맞은 행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풍 가능성·출구전략 마련은 '고민'

민주당은 장외투쟁에 대한 고민이 작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일부 강성 의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만큼, 자칫 지나친 강경 투쟁으로 번질 경우 역풍을 부를 수 있어서다. 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0명은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수용하지 않으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조사·특검 수용이 목표지만, 정부·여당이 부정적인 만큼 언제까지 장외투쟁을 지속해야 할지도 불확실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명 인원 목표치나 기한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