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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인정한 중간선거 '졌잘싸'의 배경…"분노한 여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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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 거주하는 주정부 소속 여성 사회복지사 유리카 카버(41)는 진성 공화당원이다. 평소 각종 선거와 이슈에서 공화당을 지지해 온 그는 8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 이름표를 달고 출마하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려 했다. 지난 6월 미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권(낙태)을 인정하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기 전까지는.
자녀 6명을 둔 미혼모인 카버는 연방대법원의 결정 이후 마음을 바꿨다. 중간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상·하원 후보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했지만,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줬다. 카버는 1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원래대로라면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겠지만 임신중지권은 나에겐 중요한 문제였다”며 “개인의 결정이며, 필요하다면 딸들도 이 권리를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이 11·8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신승(辛勝), 민주당의 석패(惜敗) 원인 분석에 나선 가운데, ‘여성’과 ‘임신중지권’이 연일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이 당초 예상과 달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내 몸’에 대한 권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데 분노한 여성들의 결집이 있었다는 게 요지다. 이번 선거로 한숨 돌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여성의 힘'이 승리 요인이었다고 직접 언급하며 추켜세웠다.
10일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원회 연설에서 예상을 깬 민주당 중간선거 결과의 이유로 △낙태권 이슈와 △여성들의 투표 참여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선거일이던) 화요일은 미국 민주주의엔 좋은 날이었고 민주당엔 강력한 밤이었다”며 “특히 이번 선거에서 미국 여성들이 목소리를 냈다”고 강조했다. 주먹을 불끈 쥐며 “임신중지권 박탈을 지지하는 이들(공화당)에게 미국에서 여성의 힘을 보여줬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 후 대중을 상대로 처음 한 연설이다. 전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는 공화당과의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날은 ‘친정’이 선전할 수 있던 공을 노골적으로 여성들에게 돌린 셈이다.
투표에 참여한 여성이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는 점 역시 ‘우먼파워’를 여실히 보여준다. CNN방송 출구조사와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 유권자의 52%는 여성이었다. 직전 중간선거(2018년·55%) 때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2006~2014년까지 진행된 세 차례 중간선거 당시 여성 유권자 비율이 40%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5~10%포인트 늘었다.
캔자스주의 경우 올해 초 몇 달간은 남성의 유권자 신규 등록이 많았지만 대법원이 임신중지권을 뒤집는 판결을 내린 이후 여성 중간선거 유권자 신규 등록이 전체의 70%에 달하기도 했다. 펜실베이니아주도 여성 신규 등록자가 남성보다 10%포인트 이상 많았다. NYT는 “임신중지 권리는 보통 중간선거에는 투표하지 않는 여성들까지 투표할 의무를 느끼게 했다”고 분석했다.
여성 유권자 표심에 놀란 정치권이 앞으로 각종 사안에서 ‘눈치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여성 유권자는 과소평가 됐다”며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만 초점을 맞췄던 정치권을 비판했고, 브루킹스연구소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가 아닌 ‘문제는 임신중지권이야’였다”며 “2022년 중간선거 핵심은 ‘여성 삶의 중심’으로, 공화당의 승리를 빼앗고 미래에 적지 않은 메시지를 보낼 만큼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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