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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K팝, 다시 클래식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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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이 다시 클래식에 빠졌다. 클래식 명곡을 국내 가요에 샘플링해 활용한 것이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맹렬한 활동 중인 K팝 대형 스타들의 클래식 활용법은 한층 영리해진 모양새다.
최근 블랙핑크가 발매한 신곡 '셧 다운(Shut Down)'은 공개 전부터 이탈리아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역작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를 샘플링했다는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화려한 기교와 강렬한 연주로 압도적인 선율을 자랑하는 명곡 '라 캄파넬라'는 블랙핑크 특유의 힙합 비트를 만나 한층 웅장하고 신선한 K팝으로 재탄생했다.
레드벨벳의 '필 마이 리듬(Feel My Rythm)' 역시 클래식 명곡 중 하나인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해 사용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국내에서도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G선상의 아리아'의 멜로디를 섬세하게 활용한 '필 마이 리듬'은 그간 통통 튀고 실험적인 노래를 주로 선보여 왔던 레드벨벳이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로 변신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정통 클래식은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오페라 아리아를 샘플링해 파격적인 차별화에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여자)아이들은 신곡 '누드(Nxde)'에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아리아인 '하바네라'를 샘플링해 자신들만의 강렬한 음악적 색채에 힘을 실었다. 대중의 선입견에서 벗어나 진짜 본연의 자신을 보여주겠다는 '누드'의 메시지는 '하바네라'의 멜로디를 만나 한층 웅장하고 인상적으로 대중에게 전달됐다.
국내 가요에서 클래식을 샘플링 한 것이 최근 들어 처음 생긴 트렌드는 아니다.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부터 동방신기의 '트라이앵글(Tri-Angle)'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국내 가요에서 클래식 샘플링을 활용한 사례는 다양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잠시 클래식 샘플링의 사례는 주춤해졌었다. 이는 신나는 아이돌 음악이 각광을 받았던 국내 가요계 흐름과 맞물려 클래식 샘플링으로 차별화를 꾀하기가 어려워졌었던 탓이 가장 크다.
그렇기에 지금 시점에서 클래식 샘플링의 트렌드가 다시 부활하고 있는 이유를 더욱 주목하게 된다. 3, 4세대 아이돌들이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정과를 거두며 맹활약 중인 지금, 다시 K팝이 '클래식' 샘플링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클래식 샘플링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대중성의 확보'에 있다. 이미 전 세계인의 귀에 익숙한 클래식 명곡들의 멜로디를 활용할 경우 신곡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선호도를 높이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이들이 신곡을 접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곧 흥행을 좌우하는 필수 과정인 지금, 전 세계 음악팬들을 상대로 존재감을 알려야 하는 K팝 가수들에게 클래식만큼 매력적인 소재는 없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과거 발매된 다른 가수의 곡을 샘플링할 경우 상당한 저작권료를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클래식 샘플링의 경우 저작권료에 대한 부담 역시 적어진다는 것도 제작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이점이다. 저작권은 저작자 사후 70년까지 보호되기 때문에 모차르트, 베토벤, 바흐 등 유명한 클래식 음악가들의 곡들은 사실상 현재 대부분 저작권이 말소된 상태다. 특정 연주자가 녹음한 곡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저작인접권까지 적용되지 않아 자유로운 활용이 가능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클래식 원곡이 갖는 고유의 이미지를 팀의 색깔과 맞물려 활용함으로서 보다 강력한 콘셉트 파급력을 자아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웅장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한편, 원곡의 느낌만으로도 해당 곡이 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다는 점은 치열한 '콘셉트 싸움' 중인 K팝 시장에서 상당한 힘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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