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웨이브 없어도 '대승'...공화당 대선주자로 우뚝 선 디샌티스

입력
2022.11.10 2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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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표차로 재선… 트럼프 지지 후보 낙선과 대비 
이력과 정치 행보도 대권 주자로 손색없어
트럼프 벌써부터 견제구...바이든도 경쟁자 '인식'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 8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중간선거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탬파=AFP 연합뉴스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중간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하며 차기 대선주자로 우뚝 섰다. 이번 선거에서 강력한 공화당 지지 현상인 '레드 웨이브'가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압승을 거두면서 공화당 내 대선주자 경쟁 구도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상대 후보인 찰리 크리스트 전 하원의원(민주당)을 19%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재선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고전하는 사이 나타난 그의 압승은 공화당원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디샌티스의 압승은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주요 인사들이 낙선한 것과 대비돼 더 부각됐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가 자질이 부족한 인사를 대거 출마시킨 것이 중간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디샌티스는 대선주자로서 손색없는 이력을 갖췄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그는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했다. 2004년 해군에 입대해 2010년 소령으로 전역했으며 이라크 전쟁에도 참전했다. 2012년 플로리다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 내리 3선을 지내고 2018년 주지사에 당선됐다.

정치적으로도 공화당 지지자들을 결집할 수 있는 보수주의 노선을 꾸준히 걸어왔다. 그는 주지사로 LGBTQ(성 소수자) 교육 금지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임신 15주 이상이면 임신중지(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 방역 규제를 거부해 공화당 내 스타로 부상했다.

다만 ‘미국을 위대하게(MAGA·마가)’로 표현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성 보수주의와는 기본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향후 대선전이 본격화되면 민주당 노선에 거부감이 있는 중도층 표심을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쉽게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978년생으로 올해 44세인 디샌티스의 '나이'도 그의 장점 중 하나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조 바이든(80) 대통령이나, 트럼프(76) 전 대통령과 비교해 젊은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고, 건강 우려 문제 등에 있어서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가 2024년 대선에 출마할 경우 ‘젊은 보수’의 상징성을 등에 업고 당내 경선을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디샌티스가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벌써부터 그에게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에 그가 선거에 나서면 매우 심하게 다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가 실수를 할 수도 있다. 당에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와 디샌티스 가운데 누가 더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인가’란 질문에 "그들이 서로 상대하는 것을 지켜보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며 디샌티스의 대선전 합류를 기정사실화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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