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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정진상·김용, 사업자 공모 8개월 전에 대장동 일당 선정 승낙"

입력
2022.11.10 20: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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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공소장 내용 분석해 보니]
민간업자 요구사항 이재명에 보고돼 의사결정
김만배 약속 700억을 대선 경선 자금으로 염두
김용 측 "돈 요구한 적 없어… 공소사실은 허구"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들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 8개월 전부터 대장동 일당을 사업자로 낙점했다는 내용을 검찰이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소장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익 극대화를 노린 민간업자들의 요구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전달됐다고 적시해,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 확대를 예고했다.

10일 한국일보가 김 부원장의 공소장 내용을 확인한 결과, 검찰은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기획본부장이 2014년 6월 말 "대장동 사업이 조속히 진행되게 해주고, 우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요구를 승낙했다고 적시했다.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직후 만들어진 '4인 술자리'에서 의형제를 맺기로 약속한 날 오간 얘기라고 한다. 검찰은 공사가 2015년 2월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를 낸 점에 주목하고, 이 대표 측근들이 공고 8개월 전부터 '대장동 일당'을 사업자로 낙점한 정황이라고 해석했다.

검찰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장동 일당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요청사항을 전달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2013~2014년 선거자금 등을 지원한 민간업자들의 각종 편의 제공 요구를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을 통해 이재명 시장에게 전하거나 성남시 보고를 통해 성남시 의사결정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 등이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요구한 '건설업자의 사업자 신청 자격 배제'가 공모지침서에 담긴 게 대표적이다. 이런 내용은 남 변호사 추천으로 유 전 본부장이 채용한 정민용 당시 공사 전략사업팀 파트장이 작성했다. 임대주택 부지(A11블록) 제공 외에는 공사로부터 추가 이익 분배를 요구받지 않는다는 민간업자들 희망사항도 반영됐다. 결과적으로 대장동 사업 대주주인 공사는 1,822억 원의 확정이익만 받고, 7% 지분에 불과한 민간에 남은 배당금을 몰아주는 구조를 짰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앞선 사업인) 위례신도시 개발 때 건설사의 비용 부풀리기 등 폐해가 많아 성남시 몫을 비율이 아닌 금액으로 확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사업자들이 4,040억 원의 막대한 배당 이익을 받자 2020년 10월부터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 및 김만배씨와 함께 자신과 정 실장, 김 부원장 몫으로 700억 원을 책정해 전달하는 방식을 논의했다고 한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과 김 부원장과도 논의 내용을 공유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정 실장 등이 대장동과 제1공단 공원화 사업의 결합개발 분리 등 각종 인허가 관련 도움을 민간사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700억 약속'은 유착관계로 인한 대가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과 함께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준비를 위한 고액의 정치자금 조달 방법으로 김만배씨가 약속한 돈을 받아 충당할 방안을 염두에 둔 정황도 공소장에 기재했다. 대선과 경선 조직 관리를 맡은 김 부원장이 2020년 9월 '경선 대응 전략 구축'을 고민하며 '사람, 비용, 공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조직활동안을 보고한 뒤 수차례 김씨에게 수익금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선을 1년여 앞둔 2021년 3월까지 김씨에게서 돈이 나오지 않자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에게 경선 자금 마련을 독촉했고, 남 변호사가 8억여 원을 만들어 전달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김 부원장 측은 이에 대해 "대장동 이익을 분배받기로 한 사실이 전혀 없고, 유동규에게 대선 자금 마련을 말하거나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공소사실은 허구"라고 반박했다.

손현성 기자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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