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고 대선 가는 트럼프… 경쟁자 디샌티스는 압승

입력
2022.11.09 19:30
수정
2022.11.09 22: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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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도에 의존하다 인물 경쟁력 소홀
"트럼프파 의회 입성 많을수록 민주주의 위기"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허셜 워커가 8일(현지시간) 중간선거 투표가 종료된 뒤 애틀랜타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허셜 워커가 8일(현지시간) 중간선거 투표가 종료된 뒤 애틀랜타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중간선거 압승을 발판으로 대선 재도전을 요란하게 선언한다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상이었다. 선거 결과를 받아든 그는 그러나 활짝 웃지는 못하게 됐다. 선거에 대거 내보낸 측근들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압승 시나리오도 물 건너갔기 때문이다. 잠재적 대선 경쟁자인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약 20%P의 큰 표차로 재선을 확정한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악재이다.

'트럼프 키즈'들은 접전지에서 특히 취약했다. 현지시간 9일 오전 8시(한국시간 9일 오후 10시) 기준 개표 결과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메흐멧 오즈 공화당 후보가 패배하면서 공화당 의석 1석을 내줄 것이 유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마지막 선거 유세를 하는 등 총력 지원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최대 경합지인 조지아주에서도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가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출신으로, ‘절친’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임신중지(낙태)에 반대하는 그는 과거 애인의 임신중지를 강요하면서 수술 비용을 준 사실이 드러나 치명상을 입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질이 부족한 후보를 무리하게 발탁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공화당의 J.D. 밴스 후보가 8일(현지시간)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공화당의 J.D. 밴스 후보가 8일(현지시간)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승리'를 부각하며 대선으로 직진할 전망이다. 생환한 충신도 적지 않다.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공보비서 등을 맡았던 세라 허커비 샌더스 공화당 후보가 아칸소 최초의 여성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는 2020년 대선은 부정 선거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적극 옹호해왔다.

오하이오주에선 J.D. 밴스 공화당 후보가 상원의원 당선을 확정했다. "트럼프는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그는 '트럼프 마케팅'에 힘입어 당내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비주류 노동자 출신인 그는 '힐빌리의 노래'의 저자이다.

이 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 인사 수십 명이 상·하원과 주정부에 진출할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는 전망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격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원의원에 당선된 트럼프파 중 일부는 벌써부터 트럼프가 부추긴 ’1·6 국회의사당 난입 폭동 사태’에 대한 의회 조사를 무력화하겠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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