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기사 출신 하원의원·레즈비언 주지사…눈길 끄는 당선자들

입력
2022.11.09 19: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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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여성, 흑인, 원주민 당선자 잇따라

미국 최초의 Z세대 하원의원이 된 맥스웰 프로스트(가운데)가 지난 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지지자들과 춤추고 있다. 올랜도=AP 연합뉴스

미국 최초의 Z세대 하원의원이 된 맥스웰 프로스트(가운데)가 지난 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지지자들과 춤추고 있다. 올랜도=A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최초의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이자 사상 최연소, 첫 쿠바계 연방 하원의원 기록을 쓴 슈퍼스타가 탄생했다. 연방 하원의원이 될 수 있는 최저 연령인 25세의 우버 운전기사 출신 맥스웰 프로스트다. 그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플로리다주 10선거구에서 공화당 캘빈 윔비시 후보를 꺾고 당선했다.

그는 1960년대 초 미국으로 이민을 온 쿠바 가정에서 태어났다. 고졸 학력에, 정치 경험도 전무하다. 그는 15세였던 2012년 어린이 20명이 숨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 운동에 나섰다.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격 생존 학생을 중심으로 꾸려진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의 전국 조직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당선이 확실시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플로리다 주민들, Z세대, 그리고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믿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우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 당선자가 8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페어몬트 코플리 호텔에서 승리 연설을 한 후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보스턴=EPA 연합뉴스

마우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 당선자가 8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페어몬트 코플리 호텔에서 승리 연설을 한 후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보스턴=EPA 연합뉴스


최초의 '레즈비언 주지사' 탄생

커밍아웃한 미국 최초의 레즈비언 주지사도 나왔다. 매사추세츠 주법무장관인 마우라 힐리 민주당 후보는 제프 딜 공화당 후보를 큰 표 차로 따돌리고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됐다. 앞서 힐리 후보는 2014년 미국 최초의 성소수자 검찰총장이 된 바 있다. 이번엔 매사추세츠에서 임기 승계가 아닌 선거를 통해 당선된 첫 여성 주지사 기록도 추가했다.

오리건주에서도 공개적으로 레즈비언이라고 밝힌 티나 코텍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 선거에 나섰다. 오리건주 하원의장을 9년간 지낸 그가 이번에 당선하면 미국에선 처음으로 2명의 성소수자 주지사가 나오게 된다.

2018년 콜로라도주에서 최초의 게이 주지사가 된 재러드 폴리스 현 주지사도 무난하게 하이디 가날 공화당 후보를 제치고 연임에 성공하며 성소수자 선거사에 이정표를 세웠다.


메릴랜드주의 첫 흑인 주지사가 된 웨스 무어 민주당 후보가 지난 8일 볼티모어에서 열린 지지자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볼티모어=AP 연합뉴스

메릴랜드주의 첫 흑인 주지사가 된 웨스 무어 민주당 후보가 지난 8일 볼티모어에서 열린 지지자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볼티모어=AP 연합뉴스


'사상 첫' 흑인·여성·원주민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세라 허커비 샌더스 공화당 후보는 아칸소주에서 첫 여성 주지사가 됐다. 1996~2007년 아칸소 주지사를 지냈던 그의 아버지 마이크 허커비와 함께 한 주에서 나온 첫 부녀 주지사 기록을 남겼다.

메릴랜드주에서는 첫 흑인 주지사가 탄생했다. 미국 전체로는 세 번째다. 주인공은 웨스 무어 민주당 후보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한 육군 대위 출신이다. 그는 '한국 사위'로 잘 알려진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주지사가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못하면서 맞붙게 된 댄 콕스 공화당 후보를 일찌감치 따돌렸다.

마크웨인 멀린 공화당 후보는 오클라호마주에서 약 100년 만에 다시 나온 두 번째 원주민 상원의원이 됐다. 아메리카 인디언 자치구인 '체로키네이션'의 일원인 그는 앞서 1925년 상원의원에서 물러난 로버트 오웬에 이은 두 번째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힐빌리의 노래' 저자인 JD 밴스가 지난 8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파티에서 연설하고 있다. 콜럼버스=AP 연합뉴스

'힐빌리의 노래' 저자인 JD 밴스가 지난 8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파티에서 연설하고 있다. 콜럼버스=AP 연합뉴스


'힐빌리의 노래' 저자 의회 입성, 코르테스 연임

오하이오주에서는 출마 선언 이후 줄곧 화제를 모았던 '힐빌리의 노래' 저자인 JD 밴스 공화당 후보가 상원의원 당선을 확정 지었다. 백인 하층 노동자 출신의 그는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로 성공하기까지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세를 탔다. 정계 입문 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으나 공화당 후보가 된 이후 "최고의 대통령"으로 치켜세워 빈축을 산 바 있다.

미국 진보정치를 상징하는 민주당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뉴욕주 14선거구에서 티나 포르테 공화당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뉴욕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캐시 호컬 현 주지사가 최초의 여성 주지사로 당선했다. 앤드루 쿠오모 전 주지사가 스캔들로 사임한 후 남은 임기를 승계받아 주지사직을 수행했던 호컬 주지사는 뉴욕주에서 선거로 뽑힌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됐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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