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블랙핑크 월드투어 잡음, 뭐가 문제일까

입력
2022.11.08 16:54

월드 투어 '본 핑크' 무대서 실수·컨디션 난조
'실력파 걸그룹' 명성 삐끗...남은 투어로 잡음 지워야

지난달 25∼26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아레나에서 월드투어 북미 첫 공연을 진행한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25∼26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아레나에서 월드투어 북미 첫 공연을 진행한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유튜브 검색창에 'Blackpink Concert(블랙핑크 콘서트)'를 검색하면 'mess'라는 연관 검색어가 뜬다. '엉망인 상태'를 뜻하는 영단어인 'mess'가 콘서트 직캠 영상에 꼬리표처럼 붙게 된 지금의 상황은 '실력파 그룹'으로 글로벌 시장에 발돋움했던 블랙핑크의 이전 행보와는 꽤나 상반되는 모습이다. 데뷔 7년 차 블랙핑크에겐 지금 어떤 문제가 생긴 걸까.

블랙핑크는 지난달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새 월드 투어 '본 핑크'를 이어오는 중이다. 무려 150만 명의 팬들과의 만남을 예고하며 전례없는 규모의 투어를 예고했던 만큼 블랙핑크의 이번 공연에 모인 글로벌 팬들의 기대 역시 상당했다.

하지만 내년까지 이어질 블랙핑크의 이번 투어는 포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각종 잡음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월드 투어 극초반기에 불과한 지금 시점에서 잡음이 불거졌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 잡음의 이유를 들여다 보자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여타의 이유가 아닌 무대 위에서 멤버들이 선보이고 있는 퍼포먼스에 대한 비판이 주된 이유니 말이다.

실제로 현재 유튜브에서 'blackpink concert mess'라는 검색어로 검색된 영상들 속에는 무대 중 일부 멤버가 안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거나 대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채 제각각의 안무를 추고 있는 모습, 안무 도중 갑자기 중심을 잃고 뒷걸음질치는 모습 등 무대 위에서 멤버들이 보여준 다양한 문제 행동들이 포착된다. 일부는 무대 중 일어날 수 있는 단순 실수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 월드 투어가 얼마 진행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토록 다양한 실수가 포착됐다는 것은 단순한 실수로만 여기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멤버들이 무리한 스케줄 속 건강상의 문제를 겪고 있는 탓에 제대로 무대를 소화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멤버 지수의 목 부근에 동전 크기의 혹이 나 있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며 멤버들의 건강 이상설에 힘이 실리기도 했으나 YG 측에서는 "월드 투어 일정을 잘 소화하고 있으며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전하며 건강 이상설을 일축한 상태다.

가장 유력했던 '피로 누적'에 대해 YG가 '사실 무근'이라는 뉘앙스로 해명을 하면서 블랙핑크의 월드 투어 잡음의 이유는 미궁에 빠졌다. 별다른 이유가 없는 이상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태도 문제'의 지적을 피해가긴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다.

사실상 피로 누적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라고 할지언정 월드 투어 무대에서의 실수 연발을 항변하는 이유가 되긴 힘들다. 월드 투어 공연은 무료로 펼치는 자선 공연이 아니라 일찌감치 일정을 조율한 뒤 팬들로부터 일정한 대가를 받고 선보이는 유료 공연이기 때문이다. 월드 투어의 경우 짧아도 수개월 전부터 다각도의 준비를 거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갓 투어를 시작한 지금 시점에서 '피로 누적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꼽는 것은 소속사와 아티스트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행동이다.

그런데 딱히 이유조차 밝히지 않은 채 시간과 돈을 들여 공연을 보러 온 팬들에게 실수를 연발하는 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겠다. 어찌됐든 블랙핑크에게 공연은 아직 산더미처럼 남아있다. 이들이 지금의 여론을 타개할 방법은 결국 남은 공연에서 보다 나은 무대를 선사하는 방법 뿐이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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