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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9세 대장암, 세계 1위"…설사·변비 등 의심 증상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입력
2022.11.0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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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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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30대 젊은이들은 설사나 변비 등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도 피로나 과음, 과식을 원인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러나 유독 설사나 변비가 잦다면 20대일지라도 대장암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12.9명 수준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1위다.

심지어 젊은 대장암 환자 예후는 50세 이상 대장암 환자보다 나쁘다. 50대 이상은 국가건강검진 등으로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기 쉽지만 젊은이는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도 대장암을 의심하지 않아 암 진단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50세 미만에서 발병한 대장암이 50세 이후 발병한 대장암보다 더 공격적인 건 아니다. 젊은 암 환자 예후가 나쁜 건 늦은 진단이 나쁜 예후로 이어진 결과다.

젊다고 해서 대장암 증상이 다르진 않다. 대장암이 발생하면 혈변, 체중 감소, 가늘어진 대변 굵기, 변비, 체중 감소, 복통 등이 나타난다. 전형적인 대장암 증상이 나타나도 젊은이는 별일 아니라고 여겨 정밀 검진을 하지 않을 뿐이다.

평소 대장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햄ㆍ소시지ㆍ베이컨 등 가공육과 붉은 육류를 즐겨 먹고, 흡연ㆍ음주ㆍ비만 등 대장암 발병 주요 위험 인자가 있으면서 혈변,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면 대장암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건강에 자신감이 있더라도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 중 가족성 선종성 용종과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은 발생 확률은 낮지만, 젊은 환자가 많은 편이다.

대장암은 암 위치, 깊이, 림프절 전이, 원격 전이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사용된다.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면 내시경만으로도 수술할 수 있다. 생존율도 높아 1기 대장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93.9%에 이를 정도로 치료 예후가 좋다.

림프 혈관 침범 등 위험 인자가 없고, 암이 대장 점막에만 국한돼 있거나 점막하층 침범 깊이가 얕으면 내시경적 절제만으로도 대장암 치료가 가능하다.

2ㆍ3기 대장암은 수술로 환부를 완전히 절제해야 한다. 4기 대장암은 암 진행 정도, 전이 병변 위치, 개수 등에 따라 치료법이 크게 달라진다. 간혹 4기 암이라고 하면 치료가 의미 없다고 생각할 수가 있는데, 복합적인 치료를 진행하면 4기 환자라도 5년 생존율을 4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아직 젊은이의 대장암 발생률 증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소를 밝힌 연구는 다양하다.

박윤영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음식 종류와 상관없이 섭취하는 총 열량이 높으면 대장암 위험도 커진다는 보고가 있고, 소ㆍ돼지ㆍ양고기 등 붉은 고기가 대장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고 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총 섭취 열량을 줄이고, 가공육이나 붉은 고기보다 생선ㆍ닭고기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섬유소와 칼슘을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육체적 활동량이 적을수록 결장암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은 운동 등으로 신체 활동을 늘려야 한다.

음주는 특히 남성 직장암 위험을 키우고 흡연은 대장 선종과 대장암 위험도를 모두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금주ㆍ금연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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