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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살아만 있기를"… 봉화 광산에 천공기만 12대 동원

입력
2022.11.03 18:30
수정
2022.11.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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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3, 4호기 천공 성공…
내시경카메라 등 투입했으나
고립자 반응 확인 못 해
구출통로 확보에 2, 3일 더 걸릴 듯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이 시추공을 통해 투입한 청음기 파이프에 귀를 대고 고립자들의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하고 있다. 봉화=정광진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이 시추공을 통해 투입한 청음기 파이프에 귀를 대고 고립자들의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하고 있다. 봉화=정광진 기자

“살아 있을 겁니다. 기적을 믿습니다. 기적을 만들겠습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토사매몰사고가 난 지 9일째인 3일 고립자 2명의 생사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피예상지점을 향해 10여 대의 천공기로 구멍을 뚫고, 일부는 갱도까지 시추했지만 고립자의 인기척은 없다. 구출 통로 확보작업도 며칠 더 걸릴 것으로 보여 가족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 어디선가 밀려 들어온 토사로 갱도가 막히자 작업반장 박모(62)씨 등 2명이 갱도 어딘가에 고립됐다. 광산 측은 이들이 너비와 높이가 4.5m나 되는 우회갱도(램프웨이, 높이가 다른 갱도를 서로 연결해주는 통로) 어딘가로 대피했을 것으로 보고, 이곳에 다다르는 통로 확보에 주력했다.

3일 오전 램프웨이 갱도에 2개의 구멍을 뚫어 음향탐지기와 청음기, 내시경카메라 등을 투입했지만 고립자들의 반응은 없었다.

구조당국은 이날 오전 3, 4호기 천공기를 통해 뚫은 구멍에 청음기와 스피커, 내시경카메라 등을 투입해 고립자들을 불렀다. “박OO(62)씨, 박△△(56)씨, 소리 한번 질러 주세요. 불빛이 보이면 다른 데 가지 말고 불빛 근처에 기다리세요. 곧 구출하겠습니다”라고 소리를 지른 뒤 음향탐지기는 물론 구멍에 귀를 직접 대고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했다.

특히 4호기에선 딱딱한 것이 규칙적으로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 추가로 내시경카메라를 투입했지만, 최종적으로 물소리였던 것으로 판명되기도 했다.

구조당국은 램프웨이 지상부에 천공기 10대, 사고 당시 작업예상지역 근처 갱도 상단에 2대 모두 12대의 천공기를 배치해 구멍을 뚫고 있다. 또 이날 천공에 성공한 구멍으로 미음과 식염포도당 종합진통ㆍ해열제, 간이보온덮개 등을 내려보냈다.

또 램프웨이로 곧바로 통하는 구간의 낙석이 방대하고, 지질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상단부 폐갱도 방향의 낙석 제거에 주력하고 있다. 이 구간 낙석은 약 30m가량으로, 다 치우는 데 2, 3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광산전문가, 119구조대, 군장병 등이 구출통로 확보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반드시 기적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봉화= 정광진 기자
봉화=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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