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 불발, 천궁은 폭발…北 무차별 도발에 한심한 대응

입력
2022.11.03 19: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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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첫 발은 정상... 두 번째 발 레이더 오류"
국산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도 비행 중 폭발

2013년 10월 대천 공군 대공사격장에서 열린 '방공유도탄 실사격 대회'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공군 제공

2013년 10월 대천 공군 대공사격장에서 열린 '방공유도탄 실사격 대회'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이 2일 발사한 주력 방공무기 패트리엇 미사일이 불발됐다. 이어 발사한 국산 개발 대공미사일 천궁은 공중 폭발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분단 이래 최초로 북방한계선(NLL)을 넘는 등 무차별 대남도발이 벌어진 바로 그날에 우리 대공부대는 하늘만 쳐다본 셈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맞서는 우리 군의 ‘한국형 3축 체계’에 대한 의구심마저 커지고 있다.

3일 공군은 전날 충남 보령시 대천사격장에서 진행한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패트리엇(PAC2) 미사일이 발사 직전 오류가 포착돼 발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패트리엇 첫째 발은 정상 발사됐는데 둘째 발에서 사격통제레이더를 모니터하는 가운데 레이더에 ‘폴트(오류)’가 떴다”며 “실제 상황이 아니고 대회 중인 점을 고려해 안전을 위해 바로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국산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 1발은 비행 중 폭발했다. 천궁은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무기다. 공군은 “천궁은 발사 전 유도탄이 비정상으로 확인돼 예비탄으로 교체 후 사격했는데 약 25㎞ 비행 후 레이더와 유도탄 간 신호 불량으로 자폭 처리됐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패트리엇 미사일은 2013년 이래 작년까지 보령에서 모두 23차례 발사했는데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정상 비행해 요격이 이뤄졌다”면서 “천궁은 2017년 전력화 이후 지난해까지 17발 발사가 모두 성공했으며, 이번이 첫 실패”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4일에도 우리 군의 대응사격은 망신을 샀다.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에 맞서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가 강릉에서 동해로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뒤로 날아가 군부대를 덮쳤다. 이튿날 새벽에 발사한 전술지대지탄도탄 에이태큼스(ATACMS)는 2발 중 1발의 신호가 끊겼다. 해군은 앞서 7월 미국 하와이 해상에서 실시한 SM-2 실사격 훈련에서 2발 중 1발이 목표물을 맞추지 못했다.

육해공군의 대공무기에 번갈아가며 문제가 생긴 것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방어와 반격에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이뤄진 ‘한국형 3축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과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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